노르웨이 은행 투자관리, “현 경영진 주주에 최선의 이익 제공 부족”
확고한 이사회 후보 지명·선출 과정 필요
美 연기금 이어 추가 반대표 ‘눈길’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공식 홈페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19/news-p.v1.20250119.77220f0b2cdd4bbab8631ed6458d5aa6_P1.png)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이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를 결정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에 이어 추가 반대표다. 국내 핵심 기관인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를 찬성하는 만큼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주목되는 상황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이하 NBIM)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NBIM은 이번 주총의 최대 현안인 집중투표제를 비롯해 이사수 19명 제한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동시에 MBK·영풍 측이 추천한 신임 이사 후보 14명 전원에 대해 찬성을 결정했으며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측에서 추천한 후보 7명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 의사를 밝혔다.
NBIM은 “주주를 책임 지는 효과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해 확고한 후보 지명과 선출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집중투표제 반대 이유를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와 경영진을 향한 시각도 주목할 만하다. NBIM은 이사 적격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주주 요청에 따라 적절한 조치 이행 여부 ▷주주 제안 회피 여부 ▷주주 승인 없이 주주 권리 제약 여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에 모두 반대한 만큼 주주 이익 극대화에 대한 노력이 미흡했다고 평가한 모습이다.
NBIM은 “만족스럽지 못한 재무 및 전략적 성과, 잘못된 리스크 관리, 주주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 회사 운영으로 인한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적 또는 사회적 결과를 고려한다”고 이사 선임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에 언급된 ‘주주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는 일반 공모 유상증자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최 회장이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종료된 직후 2조5000억원 규모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시도하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상황이다.
MBK 측은 NBIM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기재된 “이사회가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주주는 이사회에 변화를 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항목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MBK 측은 “NBIM이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에서 현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 위반이 더 크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1996년 처음으로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출자를 받은 NBIM은 현재 20조크로네(약 2549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다. 전 세계 모든 상장사 지분의 1.5%를 갖고 있을 만큼 큰 규모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국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상유전에서 번 돈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을 마련했고 NBIM에 기금 운용을 맡기고 있다. NBIM은 70개국의 약 9000개 기업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로서 환경과 사회적 문제는 물론 투자의 수익성과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일치하는 것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앞서 17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안에 찬성을 결정했다. 이사 선임안은 양측 추천 이사를 3명씩 찬성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