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담비 객원 에디터] “오빠 사랑해!!! (야광봉을 흔든다.)”
커뮤니티나 SNS를 자주 하는 하는 네티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유형의 댓글이다. ‘야광봉을 흔든다’는 말은 스타의 콘서트장에서 팬들이 스타의 굿즈인 야광봉을 흔들며 그들을 반기는 행위를 묘사한 말이다. 즉, 스타와 관련된 글에 ‘사랑한다’는 말 이상의 팬심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에 쓰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지난달 1일 네이버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V앱은 스타를 향해 야광봉을 격하게 흔들 수 있는 이들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K-POP 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어플이다. ‘스타 레알 라이브 앱’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스타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개인 방송부터 쇼케이스까지 다양한 컨텐츠로 팬들과 소통하고있다. 이번 기사는 V앱이 무슨 어플인지 파악하지 못한 여러분들을 위해 3가지 시선에 걸쳐 V앱에 대해 파헤쳐 보려고 한다.
▶ 혜성같이 네이버를 점령한 V앱 = 지난 2014년 네이버는 스타 마케팅으로 무장한 SNS인 미투데이의 서비스를 종료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네이버는 새로운 3세대 SNS로 폴라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한 V앱을 내놓았다. V앱을 향한 네이버의 애정은 광고 페이지 수로 알 수 있었는데, 전체포털 시장 중 7할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가 홈페이지를 비롯한 무수한 광고란에 V앱 광고를 실었다. 이로서 V앱이 무엇인지 몰라도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드문, 높은 인지도를 안고 어플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스타 영상 서비스의 초석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네이버 스타 캐스트이다. 인기 아이돌 빅뱅을 비롯하여 인디 밴드계의 대통령인 넬의 신곡까지 모두 네이버 스타 캐스트를 통하여 생방송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스타라는 강력한 아이템과 네이버 홈페이지에 노출되는 어마어마한 푸쉬를 통해 스타 캐스트는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리한 네이버는 이를 통해 스타라는 아이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를 깨달은 것이다.
처음 V앱을 향한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았다. 아프리카 TV의 유명 BJ의 수입이 웬만한 대기업 부장님의 연봉을 뛰어 넘고, 개인 방송을 포맷으로한 MBC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시청률이 꾸준히 7%대를 기록하면서 개인방송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많은 이들이 개인 방송의 한 종류인 V앱이 등장을 보며 대기업의 골목 상권의 유입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V앱은 제공자의 영역을 화려한 스타들로 제한하는 철저한 차별화를 통해 논란을 잠재웠다 “한류 확산에 기여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는 처음 약속대로 기존 상권의 침해 보다는 한류 스타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의 해외 사업 확장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이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 갑의 횡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획사 = 얼마 전 명절 특집인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의 녹화가 끝났다. 격렬한 운동경기가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하지만 아이돌은 뛰어야만 했다. 아육대에 출연하는 아이돌의 팬들은 노심초사 하며 방청객석을 지키고 있거나 트위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이 무대를 벗어나 경기장을 누벼야하는 까닭은 방송국의 횡포에 있다. 영화배우나 톱스타들은 방송 노출을 꺼리지만, 방송 노출이 간절히 필요한 아이돌(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닐 수록 더더욱)에게 방송국은 슈퍼 갑이다. 수틀린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출연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대중들과 만날 기회를 잃는다. 대중들에게 다가갈 플랫폼은 적고, 출연하고자 하는 스타들은 많으니 방송국의 갑질은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심지어 이번 아육대에서는 대형 기획사의 팬덤에게 음악 프로그램 녹화 시 팬석을 주지 않겠다는 협박과 함께 출구를 막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플랫폼 볼모지에서 생긴 네이버의 스타캐스트, 더 나아가 V앱은 그나마 숨통을 트여주는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각 기획사에서는 해당 스타의 영상을 관리하는 유투브 페이지가 존재하기는 하나, 기존 팬층의 니즈를 채워주는 데에 급급할 뿐 새로운 팬들을 포섭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하지만 스타의 라이브 쇼를 모아둔 플랫폼인 V앱을 통해 기존 팬층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팬층이 유입할 수 있는 경로가 생겼다. 아직 초장기임에도 불구하고 V앱이 화려한 스타진으로 중무장할 수 있었던 건 포털과 모바일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 파워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겠지만.
▶ 팬들에게는 희소식일까?
처음 V앱이 등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팬들은 개발자들에게 연신 ‘감사합니다.’ 라는 트윗과 댓글을 달았다. 개인방송이라는 카테고리 아래에 스타와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게 된 팬들, 그들에게 V앱의 등장은 마냥 달갑기만 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활동기만 되면 24시간이 모자라게 활동하는 스타를 보며 팬들은 근심걱정이 가득하다. 그들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행복하지만, 빡빡한 스케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개인 방송 스케줄은 팬들에게 새로운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