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영동·반포 등 5개 교량에 자살예방시설 설치

서울시 “자살예방시설 설치후 사망자 과거보다 검소”

마포대교에 설치된 자살 예방 동상. [연합]
마포대교에 설치된 자살 예방 동상.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천호·영동·반포·동작대교, 잠실철교 등 5개 한강다리 난간에 자살예방시설을 설치한다. 기존에 설치한 시설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한강교량안전시설 설치 타당성 용역’에 착수했다. 난간을 높이거나 회전식 난간을 설치 하는 등 등 각 교량 상황에 맞는 자살예방시설이 검토된다. 회전 난간은 기존 난간을 움직이게 만들어 자살 시도자들이 밟고 올라가는 것을 방지한다. 용역결과는 오는 10월 5일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용역에서는 자살방지 안전난간의 효과성 분석을 통한 자살시도, 보행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량별 안전난간 설치에 대한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용역은 지난 2020년에 이은 두번째다. 서울시는 2020년 8개 교량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마포·한강대교(2021년), 잠실·양화대교(2023년), 한남대교(2024년) 등 5곳에 다리에 자살예방시설을 설치했다. 특히 투신 방지를 목적으로 마포대교 안전난간에 설치한 ‘자살예방 문구’를 7년 만에 지우고 난간을 높게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보강했다. 다만 2020년 용역에서 추진됐던 원효, 서강, 광진대교 등 3개 교량의 경우는 예산 편성을 하지 못해 일단 연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경이나 기금 등으로 예산을 편성해 조만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다리 자살시도자가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과거에 비해서는 줄었다. 마표대교의 자살시도자 수는 2019년(이하 1~12월) 169명에서 2021년 181명, 2022년 255명, 2023년 293명, 2024년(1~9월기준) 273명으로 급증한 반면, 사망자수는 2019년 3명, 2021년 2명, 2022년 0명, 2023년 0명, 2024년 1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남대교와, 잠실대교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3명의 자살시도자가 사망한 뒤, 그 이후에는 사망자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하게 충동적으로 준비없이 투신하는 경우에는 자살예방시설 설치가 효과가 분명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존에 설치한 자살예방시설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자살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마포대교의 경우 자살예방시설이 설치된 후인 2024년에도 한 명의 자살자가 발생했다. 회전식 난간을 설치한 한강대교의 경우에도 2023년 자살시도가 사망으로 이어졌다. 한강대교 사망자 건의 경우 자살시도자가 의자를 밟고 올라 투신 한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