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씨의 자전적 에세이 출간을 계기로 정운찬 전 총리가 또 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정운찬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신정아 씨가 “지난 2005년 서울대로부터 채용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서울대의 채용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면 신 씨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당시 “서울대의 경우 교수 채용은 학과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학과 외부에서는 간섭할 여지가 아예 없다”며 “총장이라고 무슨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었다.

그는 “서울대가 학생 선발이나 교수 채용에서 철저한 검증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처음 만난 30대 초반 인물, 그것도 사립미술관 큐레이터를 몇 년 한 것 이외에 별다른 경력도 없는 사람한테 200억원짜리 서울대 미술관 관장 자리나 교수직을 오퍼한다는 게 상상이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신정아씨 주장 내용을 보면 마치 서울대 미술관장직과 교수직이 함께 묶여 있었던 것처럼 돼 있는데 그것도 착각”이라며 “정형민 (서울대 미대) 교수가 미술관장이 되긴 했지만 원칙적으로 미술관장이 교수직을 겸직할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또 “당시 교수나 부교수가 관장직을 겸임하던 전례에 구애받지 않고 학내외를 망라해 좋은 후보를 찾자는 분위기였는데, 그런 면에서 이론적으로는 신정아 씨가 원천적으로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관장 후보로 거론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정아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울대 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운영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 미술계 인사를 20명 이상 만났는데 신씨는 그 중 한 사람이었다”며 “먼저 만났던 미술계 인사 중 몇 분이 ‘신정아 씨라는 사람이 있는데 미술관 운영에 대해 얘기를 들어 보는게 좋겠다’고 하길래 소개받아 만나 봤던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정 전 총리는 신 씨를 소개한 인물에 대해서는 “모 사립 미술관 혹은 갤러리 관장인데 그 사람 입장도 있고 해서 누군지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홍기삼 전 총장이 신정아씨에 대해 “서울대에서도 탐냈을 만큼 유능한 인재”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정 전 총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06년 3월 동국대가 100주년을 맞아 서울 신라호텔에서 서울대와 교류협정을 체결했는데, 그 자리에서 신정아 씨 얘기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기억도 안난다. 그 만큼 신정아 씨는 비중이 별로 없는 인물이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신정아씨에 대해 내가 ‘여러 사람이 좋은 얘기 하더라’라는 말 정도는 했었을지 모르지만, 소개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에 대해 내 소관도 아닌 채용 관련 얘기를 했을 리가 있느냐”고 거듭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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