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가격 인상에 더해 식음료까지 ‘구독열풍’

킥서비스
[유튜브 채널 킥서비스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우회전 우회전!”

“나 우회전 무제한 아니라서 좌회전밖에 못해.”

코미디 유튜브 채널 킥서비스 콘텐츠 ‘20234년 구독’의 내용 중 한 장면이다. 미래에 구독경제가 보편화되면서 우회전까지 구독할 수 있다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지난 8월 공개된 해당 콘텐츠 댓글엔 공감을 드러내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댓글창엔 “진짜 중구난방 모든 기업들이 너도 나도 구독제로 전환하는데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국가들이 개입해야됨. 정도껏 해야지”, “벤츠가 바뀌 몇도 꺾이는 걸 구독으로 제한했었지. 내 차인데 바퀴돌리려면 돈 내야 하는 어이없는 경우가 이미 있음” 등의 글이 달렸다.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아닌 기업들도 구독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1일 월 9900원을 내면 오후 2시 이후 제조음료의 30%를 할인하는 등의 혜택을 담은 버디패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9월 배달비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배민클럽(월 3900원)을 시작했다. 전동킥보드 업체들인 스윙, 빔, 킥고잉 등은 지난해부터 할인, 무료이용 등을 내세운 구독제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이외에도 AI(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도 유료버전을 이용하려면 월 3만원 가량의 요금을 내야 한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구독 모델을 운영 중이고, 쇼핑 부문에서도 쿠팡의 와우, 네이버플러스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 11번가 우주패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소액이지만, 점차 다양한 부문에서 구독 서비스가 생겨나고 요금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인 방고(Bango)가 지난달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는 월평균 구독서비스 이용 금액으로 30달러(약 4만 원)를 내고 있다. 한국 이용자들은 평균 3.4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설문에 따르면 이용자 60.7%가 2개 이상의 유료 OTT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평균 OTT 구독 개수는 2.1개로 조사됐다.

구독서비스로 인기를 누린 OTT 서비스는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스트림플레이션’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티빙·유튜브·디즈니플러스가 모두 구독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경우 최대 월 1만9500원을 내야 하고, 넷플릭스는 1개 가구 외의 계정 이용을 중단시켜 사실상 가격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