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오픈소스센터 포착 위성사진 분석 보도
英 외무 “북-러 상호의존, 한반도 안보에 직접 영향”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가 지난 3월부터 북한에 석유 100만 배럴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가 22일(현지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연구집단 오픈소스센터가 공개한 위성 분석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석유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군대와 무기를 지원한데 따른 대가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BC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는 지난 8개월 동안 12척 이상의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극동의 유조선 터미널에 총 43회 도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해상에서 선박을 촬영한 추가 사진에는 유조선이 빈 채로 도착해 거의 가득 찬 채로 떠났다.
오픈소스 공개한 문서에는 첫 번째 석유 이전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는 것으로 처음 알려진 지 7개월 후인 2024년 3월 7일 이뤄졌다. 북한이 병력 수천명을 러시아로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11월 5일까지 석유 운송은 계속됐다. 이를 토대로 러시아가 이 기간 북한에 보낸 석유는 모두 100만 배럴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 한 해 북한에 보낸 석유의 양보다 10배 이상 많은 양이다.
이는 북한에 대해 석유판매를 제한한 유엔 결의 위반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대북 석유 판매를 제한하는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추가로 개발하는 걸 막고자 한 것이다.
BBC는 “대부분 북한 주민은 일상 생활에서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석유는 북한이 군대를 운영하는 데 필수적이다”며 “미사일 발사대와 군대를 이동시키고, 군수 공장을 운영하고, 평양의 엘리트들의 차량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경유와 휘발유가 쓰인다”고 짚었다.
오픈소스 센터의 조 바이른 선임 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 것 같이 러시아도 은밀하게 북한에 호흡기를 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움을 지속하고자 석유와 맞바꾼 북한의 군대와 무기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이 점이 한반도와 유럽, 인도태평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