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G20 정상외교 마치고 귀국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5박8일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남미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과 수행원단이 탑승한 공군 1호기는 이날 오전 6시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마중을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홍균 외교부 1차관,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통상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인사들도 공항에 나오지만,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귀국 시간이 이른 오전임을 감안해 ‘수고스럽게 공항에 안 나와도 된다’는 뜻을 당에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과 순방 성과를 정리하고 국내 현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번 남미 순방은 윤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순방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집권 전까지 해외 일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당분간 국내 정치 현안을 대응하고 트럼프 당선인 회동 전 국제 정세의 향방과 이에 따른 국내 여파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4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내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상정·의결하면,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수순이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이며, 총 25건의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기록된다.

윤 대통령은 민생 정책과 인적 쇄신으로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달 7일 임기 반환점을 맞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연금·의료·노동·교육 개혁과 인구 위기를 극복하는 저출생 개혁, 즉 ‘4+1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양극화’ 문제 해결을 국정 키워드로 제시했다. 정부는 내달 초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대통령실 인사 개편과 개각 등 인적 쇄신은 예산 정국이 마무리되는 대로 단행하기 위해 검증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 내년까지 인사 교체 시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소통 행보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번 남미 순방 이후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의 녹취록이 공개된 후 급격하게 악화하는 여론으로 기자회견을 앞당겨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국민과 만나는 소통 행보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사안으로는 러북 간 불법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특사단 방한이 주목된다. 양측은 윤 대통령의 이번 남미 순방 이후 특사단을 받기로 일정을 조율해 왔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실전 배치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러시아 본토 사용을 허가하는 등 ‘전쟁 종식’을 공언해 온 트럼프 당선인 집권 전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은 격화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특사단 방한 시 우크라이나측의 요구 사항을 듣고, 국제 정세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의 무기 지원 여부와 수위 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성남=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