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우주항공산업 발전방안’ 보고서

우주예산 美 695억弗, 日 31억弗

한국은 고작 6억弗로 큰 격차 보여

첨단항공 공격 투자 중국에 대비해야

2032년 독자 달 착륙선 보낸다…달 탐사 2단계 사업 본격 추진
한국 달 착륙선과 월면차가 달에 오른 상상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한국의 우주예산 규모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작고, 위성체 및 발사체 관련 핵심 기술 수준도 크게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우주항공산업 전문가인 곽신웅 국민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우주항공산업 발전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22년 기준 미국 우주 예산은 695억 달러, 중국은 161억 달러, 러시아는 37억 달러, 일본은 31억 달러였다. 그러나 한국의 우주 예산은 6억 달러로, 미국의 0.86% 수준에 불과했다. GDP 대비 우주예산의 비중도 우리나라는 0.033%로 주요국(미국 0.278%, 러시아 0.147%, 일본 0.095%, 중국 0.088%)과의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주관측센싱 기술 수준은 미국(100%)에 비해 65% 수준에 불과하고, EU(92.5%), 일본(81.0%), 중국(80%)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인 대형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기술 수준도 미국(100%)에 비해 55.0% 수준이었다. 중국(86.0%), 일본(82.5%), EU(80%) 등에 비해서도 낮았다.

보고서는 한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한국이 강점이 있는 특정 부분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식으로 우주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우주산업에서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지상장비, 위성통신 서비스 등 위성통신 산업을 최우선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로 제시했다.

IT제조 강국의 역량을 바탕으로 단말기, 관제·수신 장비 등 지상장비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공위성 제작 단가를 낮추는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규모가 큰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에 주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수백대 이상의 위성을 관제하고 수만장 이상의 위성사진을 분석하는데 필요한 위성용 AI 신기술 개발, 대용량 위성영상의 다운로드 속도를 빠르게 하는 등 궤도상 정보처리 기술 고도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단항공인 AAM(Advanced Air Mobility) 산업에 대한 발전방안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AAM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한국 AAM 시장이 중국에 의해 잠식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 화재 위험성은 낮은 배터리 개발,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추진 기술과 기체 중량을 줄여주는 복합재 및 소음저감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 고유의 다인승 AAM 기체 개발이 시급하다고도 덧붙였다.

한경협
[한경협 제공]

보고서는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로 ▷우주예산 확충 ▷민간주도 개발 ▷우주정보 개방 ▷지원제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우선 2027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최소한 연 1조5000억원의 우주 예산을 확보해 우주 강대국과의 우주 예산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책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을 민간으로 파격적으로 이전하고, 우주개발을 국책연구소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정부·공공 위성 발사를 민간에 맡기고 민간 주도의 원가절감과 기술개발 활동을 장려해 발사체 제작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 임시청사에서 열린 개청 기념식에 참석해 “2032년 달에 우리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2045년 화성에 태극기를 꽂기 위한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