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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출혈 입양아 양부 “봉사활동갔다가 안쓰러워서 입양했다”
미성년 친자녀 4명 있는데 작년 8월 입양…양모도 학대 방임 입건
양부 A씨, 11일 오후 2시 30분 수원지방법원서 영장실질심사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뉴스24팀] 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는 10일 경찰조사에서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안쓰러워서 입양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달 들어서만 최소 3차례 이상 두살짜리 입양아를 심하게 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30대 양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B(2·여) 양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양은 같은 날 오후 6시께 A씨 자택인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B 양의 신체 곳곳에서 멍이 발견되자 의료진이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B 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해 B 양을 병원에 데려온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며 “5월 4일과 6일에도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손 외에도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모 C씨는 A씨의 이 같은 폭행을 제지하지 않고, 다친 B 양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는 등 아동 보호에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길병원 의료진이 B 양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안쪽 등에서 다친 시기가 다른 멍 자국을 발견함에 따라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 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입양후 사후관리를 맡는 입양기관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4월에 A씨 집을 방문했을 당시 학대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입양특례법은 입양 후 첫 1년간 입양기관이 사후관리를 맡도록 하고 있다.

입양기관 관계자는 “가정방문을 하면 양부모와 입양아를 상대로 한 면담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가정에 잘 적응하는지 상태가 어떤지 파악한다”며 “이런 상황이 일어나서 참담한 심경이고 피해 아동이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씨 부부가 B 양을 입양한 이후부터 이번 폭행 사태 이전까지 B 양과 관련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 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A씨 부부는 B 양 외에도 미성년 친자녀 4명을 양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 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아이(B 양)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친자녀들에 대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학대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양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모의 학대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1일 오후 2시 30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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