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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시장에선 ‘날고’, 기존시장에서 ‘기고’…따로노는 주상복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주상복합아파트가 ‘냉탕’과 ‘온탕’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분양된 신규 주상복합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끄는 반면, 기존 주상복합은 매매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주상복합이 거둔 청약성적은 눈부시다.

지난해 11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을 시작한 위례2차아이파크는 평균 청약경쟁률 18.9대 1을 기록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분양한 위례송파와이즈더샵은 16대 1의 경쟁률을 거뒀다. 이들 아파트 분양권에는 3000만~8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전한다.

올해 2월 있었던 롯데캐슬골드파크(서울 금천구) 1, 2순위 청약에선 1497가구 모집에 2524명이 도전해 평균 1.69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타워팰리스로 상징되는 기존의 타워형 주상복합이 최근엔 일반 아파트 형태로 지어지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을 받고 있다. [헤럴드경제DB]

과거 주상복합은 주로 대형면적 위주로 공급됐고 분양가도 높아 일부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인식됐다. 불편한 주거환경과, 수요가 적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최근 점차 ‘실용성’을 갖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기존의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붙어있던 형태에서 벗어나 일반 아파트단지와 같은 설계를 도입한 것이다. 판상형을 채택하고, 상업 시설을 따로 떼어내는 식이다. 최근엔 이런 주상복합이 ‘주거복합단지’로 불리면서 주상복합의 이미지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과거에 비해 중소형 공급량도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분양 중인 광명역파크자이는 오피스텔을 제외한 875가구가 전용면적 59~95㎡으로 구성됐다. 서울에 짓고 있는 래미안 강동팰리스와 롯데캐슬 골드파크도 전체 가구수의 90% 가량이 전용 85㎡ 이하 중소형 면적이다.

전용률도 좋아졌다. 보통 주상복합의 전용률은 50~60% 수준이고 일반 아파트가 70~80% 정도다. 근래 나오는 주상복합은 아파트 수준으로 전용률을 끌어올렸다. 위례송파힐스테이트나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4.0의 평균 전용률은 75% 안팎이다. 분양가가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용률이 높을수록 구입부담이 덜하다.

송파구 장지동 럭키부동산 관계자는 “위례신도시와 장지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주상복합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시세와 큰 차이가 없어서 손님들이 매수부담도 크지 않다”며 “과거엔 손님들이 주상복합을 매수 고려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파트와 동일선상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분양시장에서의 좋은 분위기와 달리 기존 주상복합은 매수자들의 관심이 지지부진하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강남권 주상복합아파트 가구당 평균매매가는 2010년 10억3000만원 수준에서 올해 9억원 선까지 떨어졌다.

강남을 벗어나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전용 128㎡은 지난해 11억5000만원에서 올해 8억7500만원까지 매매가가 떨어졌다. 용산구 용산파크자이도 1년새 4억원 넘게 매매가 하락을 겪었다.

송파구 잠실동 학사공인 심용진 대표는 “잠실 일대 주상복합은 집값이 엄청 뛰지도 않았고, 일반적인 고객들은 찾지 않는다”며 “주상복합은 사실 새로 지어져서 입주한 순간이 곧 그 가치가 절정이라 거기서 사는 것 자체에 만족을 느끼려는 사람 아니면 여전히 꺼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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