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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에는 봄이 왔다는데”…강북 부동산은 여전히 미지근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이달 초부터 서울 강남의 주택시장은 거래가 늘고 문의가 이어지면서 꿈틀거리고 있지만, 한강 건너편에선 “거래 활성화는 아직 남의 집 이야기”라는 분위기다.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여름철 비수기가 겹친 탓에 강북의 거래 상황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겨우 이뤄지는 거래도,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가격을 낮춘 급매물 위주로만 이뤄진다.

‘강북의 대치동’으로 통하는 노원구 중계동이 대표적이다. 학원가가 밀집한 은행사거리 인근 아파트 단지들은 전통적으로 매매·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됐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 공인중개사들은 하나같이 거래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중계동 W공인 관계자는 “종종 보통 거래수준에서 2000만원~3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의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뿐”이라며 “추가적인 수요가 따라붙지 않아서 거래가 부진한 건 지난달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말했다.

거래가 늘지 않으면서 매매가는 지루한 보합세만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중계주공5단지 38㎡(이하 전용면적)의 평균거래가는 올 초부터 1억47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단지 84㎡의 평균매매가도 올 3월 이후부터 줄곧 4억3500만원에 머물러 있다.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선 거래가 늘면서 매매가가 증가하고 있지만, 강북 아파트들은 아직 조용한 상황이다. 사진은 노원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강북의 또 다른 곳 상황도 비슷하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원현대 85㎡의 평균 매매가도 최근까지 4억30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 비전부동산 정미란 대표는 “유의미한 움직임이 보이질 않는다”며 “일부 집주인이 괜히 기대감에 부풀어 1000만원 정도 호가를 높여서 집을 내놓는 경우가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보따리’가 강북에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원래 집값 수준이 낮아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완화의 효과가 크지않고 집을 살려고해도 새 집이 많지않아 다른 곳으로 옮겨갈 유인이 높다는 것이다.

중계동 S공인 대표는 “정부의 의도는 금융규제를 완화해서 매매심리를 자극하겠다는 거지만, 그럴 수 있는 여력도 이쪽(강북)보다는 강남이 더 클 것”이라며 “대출 여력만 늘려주면 매매가 많아질 거라고 판단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상계동 우림공인 관계자는 “사람들이 매매보다는 전세만 찾으면서 노원을 비롯한 강북 곳곳의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높이거나 다른 대책을 통해서 전세에 쏠린 수요를 아파트 매매로 전이시켜야 한다”고 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부동산 대책들의 효과는 아무래도 강남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분위기”라면서 “강북은 뉴타운을 비롯한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매수심리도 가라앉은 상황이기에, 정부가 이런 측면에도 눈을 돌려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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