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용산경찰서 출석 때 변호사가 우선 받쳐 들어

누리꾼들 “범죄 저질렀는데 우산은 직접 들어야지” 등 비판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음주운전 사고 13일 만인 18일 경찰에 출석해 4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한 가운데 취재진 앞에서 변호사가 보여 준 '우산 의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다혜씨가 특별한 공적 지위에 있지 않은데도 직접 우산을 들지 않고 누군가 씌워주는 게 맞느냐는 게 비판의 요지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문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오후 1시40분쯤 용산 경찰서 앞에 도착한 흰 색 제네시스 G80 차량 뒷 좌석에선 변호사가 먼저 내려 검은색 우산을 펼쳤다. 이어 다혜씨가 뒤따라 내렸다. 변호사는 여성이었다. 그는 다혜씨의 앞머리를 살짝 매만져 주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함께 용산 경찰서 로비로 들어가는 계단을 올랐다. 다혜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할 때 변호사는 계속 우산을 받쳐줘 비를 피할 수 있게 했다.

다혜씨는 굳은 표정으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며 "성실히 조사받겠다"라고 말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18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변호인과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로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이 장면을 본 누리꾼들은 "우산도 혼자 못 쓰나", "우산도 자기 손으로 안 들고 머리는 미용실 다녀왔나", "범죄 저질러서 출석하는 길인데 우산은 직접 들어야지", "변호사는 비 맞아도 되고?" 등 댓글을 남기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 장면에 3년 전 문 전 대통령이 과잉 우산 의전 논란에 쓴 소리를 한 게 재조명되고 있다.

2021년 8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법무부 차관이 야외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법무부 차관 보좌관은 방송 생중계 화면에 걸리지 않도록 차관 뒤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높이 쳐 들었다. 이를 두고 비판이 일자 문 전 대통령은 참모 회의에서 필요 이상의 의전 등 과잉 행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한편 다혜씨는 이날 조사 약 4시간 10분여 만인 오후 5시 54분께 경찰서 밖으로 나와 재차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른 교통법규 위반 여부도 조사받았나', '음주운전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경찰서에 올 때 탑승했던 하얀색 차량을 타고 떠났다.

다혜씨는 지난 5일 새벽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문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었으나 문씨 측과 합의를 마친 후 경찰에 상해 진단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