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제보자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필리핀 다이빙 명소는 한국인 낙서로 폐쇄되기도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서부 관광명소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 한국인 소행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적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7일 JTBC '사건반장'은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한인 관광객의 낙서를 봤다는 한 재미교포의 제보 내용을 내보냈다.
약 40년 동안 미국에 거주 중인 제보자는 최근 휴가차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을 찾았다가 대자연 속에서 얼룩덜룩한 돌을 발견했다.
여러 낙서로 얼룩진 돌에는 한글도 눈에 띄었다. '하람', '소울', '연성', '예진' 네 명의 이름과 날짜, 한국에서 왔음을 알리는 영어 문장 '프롬 코리아(From Korea)'까지 적혀있었다.
제보자는 "다른 사람들이 낙서를 해놨다고 '우리도 하자'는 생각은 잘못됐다"면서 "내가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필리핀 다이빙 명소가 한국인 등 관광객들의 낙서로 인해 일시 폐쇄된 일도 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 유명 관광지 보홀의 다이빙 명소가 한국인 관광객 등 다이버들의 낙서로 인근 바닷속 산호가 훼손돼 일시 폐쇄됐다.
당시 보홀주는 산호에 새겨진 여러 개의 낙서를 발견하고 이같이 조치했다.
산호 속에는 'KIM', 'MIN', 'SOYUN' 등 한국인 이름으로 추정되는 낙서도 여러 개 새겨져 있었다.
보홀주는 한 한국인 유튜버가 올린 동영상을 공유하며, 영상 속 인물을 두고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영상에는 현지 가이드가 돌멩이로 해당 유튜버의 이름을 산호에 새기는 모습이 담겼다.
보홀주 주지사는 "이 영상에 나온 현지 가이드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에게 20만 페소(470만원)를 사례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산호를 훼손한 이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