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엄마도, 스태프도 모두 최선 다했다”…‘물놀이장 여아 사망’ 동탄 주민의 호소
지난 25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한 아파트단지가 마련한 물놀이 시설에서 8살 여아가 심정지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M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일요일인 지난 25일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내 아파트단지 물놀이 시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8살 여아가 끝내 숨진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주민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 할 수 있다"며 비난이나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26일 사고가 발생한 동탄 아파트 주민으로 추정되는 A씨는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너무나 자극적인 댓글과 억측들이 많다"며 "지극히 내 시선에서 본대로 남겨보자면, 코로나 이후로 아파트 첫 큰 행사에 아이들 어른들 모두 기대되고 설레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 직원들과 부모들, 스태프(물놀이 시설 관계자)들 모두 아이들 지켜보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코로나 이후 처음, 학원만 다니던 아이들에게 이만한 휴가는 없었고 모르는 주민끼리 눈인사도 하며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A씨는 "일요일 마지막 타임에 뉴스에 나오는 일이 일어난 듯하다"며 "우리 아이들은 남편이 지켜보고 난 푸드트럭을 찾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사람들이 소란스럽더라. 옆을 보니 아이는 축 늘어져 바닥에 누워있고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이 옆에서 엄마로 보이는 분이 무릎 꿇고 안절부절을 못했다"며 "심폐소생술을 하던 주민이 아이랑 혼자 나온 아버지라 또 다른 엄마가 이어받아 진행했다. '곧 깨어날 거야'라는 기대로 지켜보는데 아이는 깨어나지 않자 아이 엄마는 한 번씩 비명을 질렀고, 119 구급대를 기다리는 사이 스태프가 제세동기(심장충격기)를 챙겨 헐레벌떡 왔다"고 부연했다.

A씨는 "뉴스나 댓글에 너무 속상하게도 누구를 탓하는 글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그 상황에 더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 할 수 있다"며 "스태프들은 상황을 정리하며 더 큰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고, 나를 비롯한 모든 부모님들은 구급대가 신속히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엄마를 대신해서 상황 수습을 계속해 나갔다"고 전했다.

물놀이는 사고가 난 즉시 중단됐다고 한다. A씨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아이의 회복 만을 바라며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며 "모두 기도하며 아이의 회복을 바라는 글들이 아파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아이의 회복을 위해, 부모의 안정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화성시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물놀이시설에서 발생했다. 오후 1시 46분쯤 8세 여자 어린이가 의식을 잃은 채 주민에 의해 발견됐고, 줄곧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병원 치료 끝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문제의 물놀이장 수심은 40∼50㎝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 주관하에 외부 업체가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사망 사고와 관련한 관리 업체의 과실 여부, A양의 지병 유무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