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애슐리 소개받고 눈물 훔치며 등장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임명한 게 가장 잘한 결정”
트럼프에 대해 “이보다 거짓말 잘 하는 사람 못 봐”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해리스는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고,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 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저녁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 날 마지막 연사로 무대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위해 무려 47분간 지원 연설을 했다.
장녀 애슐리 바이든의 소개로 등장한 바이든은 애슐리를 껴안고 안주머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당원, 대의원, 지지자들은 모두 기립해 바이든을 향해 “사랑해요 조” “고마워요 조”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고맙다. 나도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며 “사랑하는 미국”이라고 외쳤다.
바이든은 “여전히 아름다운 질 바이든에게 큰 박수를 보내달라”면서 ‘가족이 인생의 시작이자 중간이자 끝’이라는 부친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해리스와 팀 월즈를 당선시킬 준비가 돼 있냐”며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외쳤다. 제조업 복원과 일자리 창출, 대형 제약회사와의 ‘투쟁’을 통한 약값 인하 등 정부 치적을 강조하면서 바이든은 “해리스와 월즈가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해리스를 향해 “그는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확인했다. 그는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임명한 것이 내 경력에서 내린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보다 더 많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직격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는 미국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미국이 아니면 어느 나라가 세계 리더십의 키를 쥘 수 있겠나”라며 “이민자를 ‘더러운 피’라고 말하는 트럼프와 달리 우리는 이민자를 적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생식권(출산 관련 여성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바이든은 “여성이 얼마나 무서운지 트럼프에 보여주자”라고도 했다.
전당 대회 첫날 깜짝 등장한 해리스는 “오랜 기간 국가를 위해 봉사해 온 바이든의 역사적 리더십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그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 딸 애슐리 바이든도 지지 연설에 나섰다. 질 여사는 연설에서 “믿음과 신념을 가진 바이든은 미국의 힘은 협박이나 잔인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작은 친절의 행동, 우리를 있게 한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 약속과 쇄신으로 빛나는 나라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해리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딸 애슐리는 “항상 나에게 최고의 친구가 돼줄 것이란 부친의 말을 기억한다”면서 “국가에 대한 그의 헌신이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내 인생에도 큰 영감을 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몇몇 시위대가 참가해 “이스라엘 무장 중단”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를 다른 참석자들이 “우리는 조를 사랑합니다”라고 쓰인 팻말로 가렸다. 시위대가 호송될 때까지 행사에서는 해당 구간의 불을 꺼 보이지 않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