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경기 안양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의원실 배정 문제를 두고 다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식당 집기가 부서지고, 욕설과 폭행이 오가면서 피를 흘릴 정도로 다친 의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양시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의원총회를 열어 같은 당 A의원을 윤리특위에 회부하고 탈당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재선인 A의원은 지난 1일 오후 6시께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한 식당에서 같은 당 동료의원 7명과 함께 식사하다가 동료의원에게 폭언을 하고 식당 집기를 파손시키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번 다툼의 발단은 후반기 의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끼리 의원실 배정을 하는데, 의회 1층의 넓은 방을 5명의 의원이 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식사 자리에 참석한 다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저녁자리에서 방 배정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면서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의원끼리 언쟁이 시작됐고, A의원이 모 의원에게 욕을 했다. 이후 난동을 피우던 A의원이 한 의원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렸고, A의원이 던진 식기 파편에 맞아 또 다른 의원이 피를 흘릴 정도로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은 “선수와 관례가 있는데 초선 의원들이 다선 의원에게 방 배정과 관련해 비아냥하는 것 같은 말을 해서 화가 나 욕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주먹으로 때리거나 식기를 던지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술에 취했기 때문에 모두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폭행을 당했다는 의원은 “A의원이 때린 것은 사실이고, 식기에 맞아 다른 의원이 피를 흘렸다”고 주장했다.
A의원은 의원총회 자리에서 “식당에서 (난동을 피운 것에 대해) 잘못했다.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식당 주인께 사과하고 음식값 외에 파손한 식기 비용 등을 추가로 더 드렸다”며 “이런 일이 벌어져서 죄송하다. 자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희임은 문제가 확산되자 4일 오후 의원일동 명의로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의원들은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시의원들이 모범적인 생활을 했어야 함에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체질개선과 언행 하나하나에 책임을 지고 더욱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