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홍콩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가 과거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을 방문했다가 사람들이 마약을 투약한 정황을 목격했으며, 자신도 그곳에서 술을 마신 뒤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인플루언서인 정금령(鄭金鈴)은 지난 22일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최근 공개된) BBC '버닝썬 사건'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내 경험이 자꾸 생각나 등골이 서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클럽 안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여러 장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2018년 지인의 전 남자친구가 가수 승리의 홍콩 사업 파트너여서 버닝썬에 방문했었다. 그날 밤 승리가 DJ를 맡아 클럽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고 회상했다.
당시 클럽 안에는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마약 투약 후 눈을 희번덕거리거나 혀를 깨무는 등의 증상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친구의 설명을 들었다며, 정금령은 "'경찰이 왜 체포하지 않냐'고 묻자 친구는 '이런 클럽은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에 경찰이 눈감아 준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금령은 당시 클럽 바에서 샴페인 두 잔을 마셨다가 기억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식이 점점 끊겼다.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음에도 비정상적으로 빨리 취했다"라며 "혹시 마약을 탄 것은 아닌지 의심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의 술에 몰래 마약을 타는 이른바 '퐁당 마약'에 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친구와 전 남자친구가 이상함을 깨닫고 정금령을 데리고 경찰에 가 신고했다고 한다.
정금령은 "이 경험 때문에 나는 한국 여행을 가는 홍콩 친구들에게 강남 클럽을 가지 말라고 조언한다. 특히 여자끼리라면 절대 클럽에 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면서 "내 경험을 통해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금령은 또 다른 글에서 가수 고(故) 구하라의 사진을 올리며 “BBC 다큐멘터리의 여파가 너무 강해 아직도 눈물이 난다. 모두가 이 용감한 일들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구하라는 버닝썬 사태 당시 경찰 유착 의혹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최근 다큐를 통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