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담은·정관장·삼다수 광고 모델 발탁

‘신뢰’ 이미지 큰데다 강력한 팬덤도 한몫

아이유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몰랐다…“갓영웅!” 이유있는 러브콜
[정관장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2000년대 초반, ‘이영애의 하루’라는 글이 유행한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세이비누로 세수를 하고, 엘라스틴으로 머리를 감고, 오전에 오기로 한 웅진코웨이 아줌마를 기다려 정수기 필터를 교환하고…. 고민하던 그녀가 맑은 참이슬을 마시다가 삼성 지펠냉장고에 기대어 서 있는데…’

배우 이영애가 출연한 광고 속 제품을 엮어도 하루가 구성된다는 글이었다. ‘광고퀸’으로 이영애의 명성을 엿볼 수 있다. 이후 새로운 광고퀸이 등장하면서 ‘이영애의 하루’는 ‘김연아의 하루’, ‘이효리의 하루’로 대체됐다.

지금은 어떨까. 대세는 ‘임영웅’이다. 임영웅은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한 뒤 알블랙샤푸, 청호나이스, 렉스턴, 바리스타룰스 커피 등 다양한 광고를 꿰찼다. 작년부터는 햇살담은(대상 청정원)·제주삼다수(제주개발공사)·정관장(KGC인삼공사) 등 주요 식품업계의 모델로 활약 중이다.

특히 제주삼다수는 2020년부터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지난 3월, 4년 만에 브랜드의 얼굴을 바꿨다. 아이유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 광고가 열 몇 개가 있다”, “하루에 두 개 찍는 건 저도 처음”이라고 밝힐 만큼 ‘광고퀸’으로 통한다.

아이유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몰랐다…“갓영웅!” 이유있는 러브콜
[제주개발공사 제공]

임영웅 발탁에는 ‘신뢰’, ‘진심’ 등 그가 가진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임영웅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팬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정관장이 쌓은 신뢰의 가치와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제주삼다수 역시 “겸손한 태도로 신뢰를 주는 가수 임영웅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물' 제주삼다수의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임영웅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스타 브랜드평판’에서 3월에 이어 4월에도 1위를 차지했다.

그가 가진 강력한 ‘팬덤’도 발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팬덤만 노려도 제품 매출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는 20만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강력한 팬심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브랜드 아이오페가 대표적이다. 아이오페는 2024 임영웅 콘서트에서 ‘아이오페 레티놀 히어로’ 부스를 운영하고, 방문자 전원에게 화장품 키트를 증정했다. 아이오페 관계자는 “콘서트를 찾은 영웅시대의 피부 건행(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이유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몰랐다…“갓영웅!” 이유있는 러브콜
[대상 제공]

임영웅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KGC인삼공사가 지난 3월 공식 유튜브 채널 '정관장TV'에 공개한 프로모션 영상은 조회수는 100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제주삼다수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3월 21일 올린 임영웅 출연 광고 본편을 포함한 유튜브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한 달 만에 1200만회를 돌파했다. ‘인간햇살 임영웅’을 전면에 내세운 대상 청정원도 미소를 지었다. 올해 1분기 햇살담은 간장 판매액은 임영웅 기용 전인 2022년 동기 대비 16% 올랐다.

다만 여러 회사가 동시에 임영웅을 모델로 쓰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광고퀸이었던 아이유나 이영애가 찍은 수많은 광고 중에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모델이 더 부각되면 제품이 잊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브랜드가 빛나야 하지만, 모델의 유명세만 높여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광고학자들이 언급하는 이야기”라며 유명 모델 발탁 초창기에 주목을 끌다가 매출 효과가 거품처럼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투자 비용 대비 효과를 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