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아이폰 안 사주면 난리난다?”
도를 넘는 젊은세대들의 ‘아이폰 타령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뿐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아이폰을 사줄 형편이 되지 않아 10대 딸 앞에 무릎을 꿇은 아빠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촬영된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영상에서 소녀는 아빠에게 “다른 부모들은 아이한테 아이폰 사주던데 왜 아빠는 돈이 없어?”라고 소리쳤다.
아빠는 말없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자 딸은 창피하다는 듯 “일어나! 빨리 일어나!”라며 아빠가 입고 있던 후드티의 모자를 끌어올렸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A씨는 약 5분 동안 부녀의 대화를 지켜봤다며 “아빠는 슬퍼하는 모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버릇없는 딸의 뺨을 때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중국 포털 웨이보에서 91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녀의 행동을 맹비난하면서도 아빠가 딸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젊은이들은 물질적 안락함에만 집착하고 부모의 고단함은 무시한다. 이것은 사회적 비극이다”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왕따’라는 말이 현실화될 정도로 한국에서도 아이들의 비싼 아이폰 타령에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녀와 스마트폰 교체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다는 부모들의 한숨 섞인 푸념이 잇따르고 있다.
얼마전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가 스마트폰 교체 문제로 자녀와 갈등을 빚었다는 하소연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갤럭시를 사주겠다고 했는데 딸이 아이폰을 갖고 싶다고 울더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반성문을 써오라고 돌려 보냈더니 ‘남과 비교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도 감정적으로 역정을 낸 게 후회가 됐다”며 “(반성문을 보니) 비참하기도 하고, 그간 휴대폰을 사주지 않아 미안하기도 해 결국 중고로 아이폰을 사줬다”고 털어놨다.
젊은층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아이폰을 사용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또래 문화’가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삼성폰을 쓰면 친구들 대화에 낄 수가 없다고 아이폰을 사 달라고 하더라”며 “뉴스에 나오는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그렇다. 어쩔 수 없이 아이폰을 사줬다”고 전했다.
한국 갤럽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8~29세 젊은세대들은 65%가 아이폰을 사용했다. 반면 삼성은 32%에 그친다. 성별로는 남성은 60%, 여성은 무려 71%가 아이폰을 사용했다.
한국 10대들만의 현상도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젊은 세대는 아이폰을 이용하지 않으면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