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韓 최고 악단 단원들은 김호중 공연 출연…“개인 판단 맡겨”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 씨가 오는 23일 예정된 공연을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주최측이 환불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자 취소표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김씨가 음주 사실을 시인하자 팬 카페 회원들도 대거 이탈하고 있고, 김씨와 계약을 맺었던 광고업계와 지방자치단체까지 줄줄이 '김호중 지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020년 6월10일 개설된 김씨의 팬카페 ‘트바로티’의 회원수는 지난 달 15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김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공식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강성 팬들마저 이탈하는 분위기이다. 20일 15만600명에서 21일 15만170명에 이어, 22일 오전에는 14만9910명으로 점점 줄고 있다.

티켓 환불 수수료 면제 소식에 공연 티켓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김씨의 공연 티켓 예매사인 멜론에 따르면, 이달 23~24일 열릴 예정이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의 티켓 환불 수수료를 21일부터 전액 면제하기도 했다. 또 예매를 취소한 관객에 대해서는 납부한 수수료를 환불해주기로 했다.

그러자 당초 2만석 매진을 기록했던 공연은 취소표만 5500여개로 늘어났다.

‘김호중 지우기’ 본격화?…티켓 취소·팬 이탈·광고 손절·소리길 철거 위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포스터

공연 예매 티켓 취소 수수료는 예매 비용의 30%로 책정됐는데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또 김씨 측은 공연기획사 두미르와 슈퍼 클래식 출연료 등 개런티 일체를 받지 않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클래식은 당초 베를린필, 빈필, 뉴욕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등 세계 4대 오케스트라의 현역 단원 42명과 KBS교향악단이 참여하기로 했지만, 음주 뺑소니 파문으로 KBS교향악단 단원 10명이 연주에 불참하게 됐다.

광고업계 등도 김씨의 거짓 음주 파문에 일제히 등을 돌리고 있다.

김씨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던 한 업체는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던 김호중의 ‘베리넛데이’ 인터뷰 영상 및 비하인드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또 김씨가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선보인 메뉴를 출시할 예정이었던 편의점 GS25는 계획을 취소했다. ‘신상출시 편스토랑’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측은 김호중 촬영 분량을 편집하고 향후 촬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호중 지우기’ 본격화?…티켓 취소·팬 이탈·광고 손절·소리길 철거 위기
김호중 소리길[김천시 제공]

이와 함께 김씨의 모교가 있는 경북 김천시는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놓고 고민중이다. 철거와 관련한 시민 문의가 폭주하고 있기때문이다.

‘김호중 소리길’은 김씨가 졸업한 김천예고 주변 골목에 조성된 관광특화거리로, 지난해 방문자가 10만명을 넘는다.

김천시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만일 철거해야 한다면 공청회를 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시민들 반응은 철거와 유지 반반"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21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가 지난 19일 음주운전을 인정한 뒤 이뤄진 첫 소환 조사다. 김씨는 이날 오후 10시40분께 검은 모자와 안경을 쓰고 왼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께 김씨를 불러 사고 당일 김씨가 마신 술의 양과 술을 마시고 차를 몰게 된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또 그간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과 모순된 점이 없는지도 세세하게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