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극심, 이젠 진실공방을 넘어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하이브가 최근 민 대표와 어도어의 S 부대표, 외국계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A씨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가운데, 민 대표 측은 “상상에 근거한 소설쓰기와 괴롭힘을 멈추라”며 “민희진이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토로했다.
민 대표 측은 1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어도어 부대표는 하이브 미팅을 앞두고 점심 식사를 함께한 것”이라며 “이를 마치 어도어 매각을 위한 별도의 투자자 미팅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밝혔다.
가요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A씨는 하이브를 대상으로 매수 혹은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는 애널리스트다. 하이브는 A씨가 어도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에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A씨가 지난달 17일 방한한 외국계 투자자에게 하이브 미팅에 앞서 어도어 경영진과 별도 미팅을 주선했다는 것을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봤다.
민 대표는 그러나 “해당 애널리스트는 증자나 매각 등 일체의 경영권 탈취와 관련된 검토 의견을 제공한 바가 없다”며 “A씨가 진행한 미팅은 ‘국내 K컬처 투자유치를 위한 다수의 상장·비상장 기업 미팅’으로 한류 기업과 산업 성장 전망을 경험하고 서울 맛집 방문 등이 포함된 프로그램의 스케줄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측은 식사 자리에서도 어도어의 2023년 실적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대화를 나눴으나, 증자나 매각 등의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어도어에 대해서는 별도의 투자 방법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눌 주제조차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식사 자리 이후 하이브 박지원 대표이사와 미팅에서 어도어 부대표와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것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 측은 A씨와 주주간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내부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민 대표는 외부 자문사를 통해 주주간계약을 검토하라는 박 대표이사의 권유를 따라 A씨와 접촉했으며, 일반적인 견해의 협상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레이블 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어도어에서는 이를 검토할 자체적인 법무·재무 조직이 없었기 때문에 오랜 지인이었던 A씨에게 계약서 검토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 입장에서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어떤 명분이 필요할지’ 등에 대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조언받았다”며 “비밀정보의 유출이나 중대한 영업비밀의 유출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의혹 제기에 대해 민 대표는 “절차와 내용상으로 문제가 없는 사적인 식사 자리도 ‘경영권 찬탈’이나 ‘감사’라는 단어만 붙이면 사후적으로 매우 불순한 일로 둔갑하는 황당한 일들이 매일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벌어진 상황들을 보면, 민희진 대표를 해임하는 것과 동시에 신망을 무너뜨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것이 하이브의 첫 번째 목표인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며 “하이브는 민 대표 주변인에 대한 먼지떨이식 의혹 제기 및 상상에 의거한 소설 쓰기 행위를 멈춰달라”고 했다.
하이브는 그러나 민 대표의 주장은 경영권 탈취를 모의한 증거라는 입장이다.
하이브는 이날 “투자업계 종사자와의 구체적인 대화는 경영권 탈취가 사담이었다면 진행될 수 없는 내용”이라며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투자자를 만난 적 없는 것처럼 국민을 속였지만, 증거와 사실에 의해 하나씩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 당사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모든 것이 명확하게 가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 대표에게 외부에 입장 발표 시 ‘어도어 측’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경영권 탈취는 어도어라는 회사와 무관한 민 대표 개인의 욕심에서 비롯된 일에 일부 경영진이 동참한 것으로, ‘민희진 측’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