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위 등 사회 운동 조직 사용 우려한 듯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당국이 지난 19일 자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SNS인 왓츠앱, 스레드, 시그널 텔레그램을 제거하도록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중국 인터넷 관리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앱스토어에서 일부 앱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며 왓츠앱과 스레드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어 "우리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운영하는 국가의 법률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왓츠앱이나 스레드가 어떻게 중국 당국에 보안 문제를 야기했는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에 더해 메시징 플랫폼들인 텔레그램과 시그널이 이날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WSJ은 소식통을 이용해 중국 당국이 왓츠앱과 스레드 모두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해 문제 있는 언급 등 정치적 콘텐츠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 방화벽'을 통해 수년 동안 외국의 메시징 및 SNS 플랫폼의 사용을 막아왔으며, 애플은 이번에 이 방화벽의 허점을 막으려는 중국 당국의 명령에 응한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로이터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메신저 등 메타의 다른 앱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기술에 능숙한 중국 소비자들은 아이클라우드 계정이 있다면 다른 나라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가 해외 이용자와 소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외국 채팅 앱의 수가 더 줄어든 가운데, 중국의 인터넷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시민들이 부정적인 콘텐츠를 퍼뜨리고 시위나 사회운동을 조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해당 앱들을 주의깊게 지켜봐 왔다고 WSJ는 보도했다.
중국 IT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명령의 경우 지난해 8월에 도입된 새 규정, 즉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앱을 등록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제거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 개발업체들의 등록 마감일은 지난 달 말이었고, 새 규정은 지난 1일부터 발효됐다.
앱 등록 문제는 중국 정부가 전화 사기 등 각종 사기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으나 다른 한편으로 사이버 공간 전반에 대한 통제 강화로 인식됐다.
애플은 이전에도 중국 앱스토어에서 앱들을 삭제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중국에서 뉴스 검열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 주요 매체 뉴욕타임스(NYT) 앱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사라졌다. NYT 앱은 여전히 중국 앱스토어에서 찾을 수 없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중국 당국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규제를 가하면서 챗GPT와 같은 여러 앱을 삭제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등의 이유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에 대한 매각을 요구하는 등 금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