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 직장인 박모(27) 씨는 애플워치를 팔찌로 사용하는 날도 잦다. 예상만큼 활용도가 높지 않은 데다가 하루만 충전을 잊어도 방전되기 때문이다. 박 씨는 “막상 사용해보니 시계랑 카톡 알림 외에 크게 쓸모가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디자인이 예뻐서 방전된 날에도 팔찌 용도로 착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때 스마트 기기의 새로운 폼팩터로 큰 관심을 받던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2년 연속 위축되고 있다. 새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스마트워치를 함께 주는 프로모션까지 진행했지만 시장 위축을 막지 못 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등장 초기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 됐지만, 일상 생활과 밀접한 기능을 내놓지 못 하면서 최근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 애물단지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신 기종의 기본 모델 기준 ‘애플워치 9’는 59만9000원, ‘갤럭시 워치 6’은 32만9000원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웨어러블 기기의 출하량은 877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25.5% 줄어든 규모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란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이어폰(헤드폰), 스마트 글라스 등을 묶은 스마트 기기의 한 범주다.
웨어러블 기기 중 국내에서 가장 높은 출하량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이어폰 부문이다. 이어폰이 포함된 이어웨어 시장에서는 2023년 약 559만대가 출하됐다. 이는 국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 중 63.7%의 비중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마트워치의 출하량은 약 287만대로, 2022년 대비 소폭 감소한 32.7%로 집계됐다. 출하량 감소 배경에는 경기 불확실성 가중과 제조사의 재고 관리 등이 있다는 게 IDC의 설명이다.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등 기존 폼팩터(형태)를 넘어 새 폼팩터가 시장 상황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지해 한국IDC 연구원은 “링(Ring)과 스마트 글라스 등 신제품 출시로 최근 침체해 있는 시장의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웨어러블 시장 안에 제품군을 다양화해 시장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살제로 삼성전자는 새로운 스마트 기기인 스마트 링 ‘갤럭시 링’을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주로 수면 정보를 추적 및 분석하는 기능에 강점을 갖고 있는 디바이스로 알려졌다.
갤럭시 링은 스마트워치와 다른 영역에서 생체 정보 파악, 분석하는 기기로, 잠재적인 헬스케어 수요를 끌어낼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