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국민 메신저 시대 저무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발칵 뒤집혔다. 사상 처음으로 유튜브에 밀린 데 이어 최근 이용자 수 4500만명도 무너졌다. 카카오톡의 활성 이용자가 45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여만에 처음이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카카오 마저 무너질 경우 유튜브 등 외국업체가 국내 플랫폼을 전부 장악할수도 있는 상황이다.
10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4497만2002명으로 전월(4519만 3468명)보다 22만1466명 감소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는 한 달에 1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4707만4590명)에 비해서는 210만명이나 줄었다.
문제는 지난해 4월 정점을 찍은 뒤 이용자수가 계속 감소세다. 지난해 12월 4565만명을 기록한 유튜브에게 전체 1위를 처음으로 내준 바 있다. 당시 유튜브와의 격차는 10만명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54만명으로 크게 벌어졌다.
업계에선 10·20대에서 카카오톡 이용자가 집중적으로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젊은 층이 카카오톡 대체재로서 인스타그램 내 메시지 전송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시장 점유율도 4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점유율은 39.62%로 전년 동월(42.22%)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스타그램 점유율이 18.16%에서 22.77%로 4.61%포인트 오른 것과 대비된다.
유튜브는 짧은 영상 ‘쇼츠’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며 이용자가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유튜브의 월평균 사용 시간은 약 19억 시간으로 카카오톡(약 5억 시간)의 3.5배, 네이버(약 3억 시간)의 5.3배에 달했다.
유튜브 등 미국 플랫폼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중국 쇼핑앱의 국내 시장 공략도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은 초비상이다.
중국 직구 쇼핑앱 테무는 지난달 신규설치 건수 292만건으로 1위를 차지해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째 1위를 지켰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15만건, 미국 인스타그램이 93만건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카카오 주가도 올들어서만 20%넘게 하락했다. 지난 9일 기준 카카오의 주가는 4만9250원으로 5만원마저 무너졌다. 40만원이 넘었던 네이버 주가는 현재 18만원대까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간 국내 포털이 미국 등 외국업체들에게 장악되는 사태가 올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포털에 대한 규제에만 열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