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실수로 졌다” 외신 날선 비판…덤덤한 이정후 “내 잘못 맞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범한 실책성 플레이를 두고 현지 언론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다.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회 초 수비에서 샌디에이고 1번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의 빗맞은 뜬공의 타구 위치를 놓쳐 안타를 허용했다. 높이 뜬 공이 햇빛에 가린 탓이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가 2사 후 유릭슨 프로파르에게 결승 만루 홈런을 허용하면서 결국 0 대 4로 졌다.

현지 일간지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 실수(miscue)와 프로파르의 만루홈런으로 샌프란시스코가 패배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라클 파크의 지붕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우익수 쪽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며 "이런 조건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패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햇빛 사이로 공을 볼 수 없었다. 오라클 파크에서 이 시간대 경기는 처음이어서 경험이 없었다. 다음에는 더 잘하도록 하겠다"는 이정후의 인터뷰도 실었다.

“이정후 실수로 졌다” 외신 날선 비판…덤덤한 이정후 “내 잘못 맞다”
[美 머큐리 뉴스 홈페이지 캡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가 오라클 파크의 햇빛 아래에 공을 잃어버렸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그것을 불태웠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25살의 이정후는 한국에서 7시즌 동안 스타 반열에 오른 후 6년간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시즌 초반 그의 점프, 수비 범위, 어깨는 인상적이었지만, MLB 여러 구장, 특히 샌프란시스코 구장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선글라스를 바꾸는 것도 고려하겠다는 이정후의 인터뷰 내용도 전했다.

이정후는 다음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취재진에게 "어제 하루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와 같았다"고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 타자가) 치는 순간부터 (공이) 안보였다. 공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보였다"면서 "(공이 햇빛에 가린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들은 것보다 훨씬 심했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홈 경기는 처음이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 실수로 졌다” 외신 날선 비판…덤덤한 이정후 “내 잘못 맞다”
[연합]

이정후는 "내가 잘못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똑같은 환경에서 플레이하고 나만 안 보이는 상황에서 경기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두 번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또 전날 선발 투수였던 키턴 윈에게 공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면서 "한국에서도 실수하면 투수들한테 미안하다고 한다, 윈이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경기이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경기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고 투수 입장에서는 다 자책점이다"며 "팀 입장에서도 그게 결정적인 점수가 돼서 우리가 졌으니까 누구를 탓한다고 하면 나를 탓할 수 있다"고 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그것은 중견수(이정후) 실수가 아니다"며 이정후를 감싸면서도 "알다시피 이곳은 오후 5∼6시경이면 타석에서든 외야에서든 강렬한 햇빛으로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그건 변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