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폴란드가 벨라루스와 맞댄 국경에 병력을 증파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대원 증가 및 벨라루스 측의 불법 월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9일(현지시간) 마치에이 보식 폴란드 내무부 차관은 폴란드 PAP통신에 “바그너그룹은 폴란드를 전략적으로 어떤 방식으로건 위협할 수 있는 집단은 아니다”라면서 “그들은 폴란드에 진격해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다.
그는 그러면서 벨라루스 국경에 국경수비대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 2000명을 증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파되는 병력은 루블린과 포들라스키에 지역에서 순찰활동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앞서 폴란드 내무부는 국경수비대가 벨라루스 국경에서 불법 월경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1000명의 병력을 증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는 이후 안보국방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사안을 논의한 결과, 2000명의 병력을 증파하기로 했다고 보식 차관은 전했다.
증파되는 병력은 향후 2주 이내에 벨라루스 국경에 도착하게 된다.
보식 차관은 “폴란드-벨라루스 관계에 있어서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국경을 넘어 월경하려는 시도는 벨라루스 당국에 의해 기획, 조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불법 월경 시도자는 1만9000명으로, 지난해 1만600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달 중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실패한 무장반란 이후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소속 4000명이 벨라루스에 배치되자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1000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차량을 확대 배치한 바 있다.
이어 이달 초 벨라루스가 영공을 침범하자 장비와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현재 모두 2천명의 병력이 벨라루스와 국경 순찰에 투입되고 있다고 PAP통신은 전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나토 동부전선에 불안정을 조장하는 게 목적이라고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밝혔다.
보식 차관은 “만약 벨라루스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용납하고, 더욱더 거슬리게 도발한다면 우리는 함께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벨라루스를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면서 “필요시 벨라루스와 연결되는 철도 건널목 봉쇄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전날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따라 뻗어있는 수바우키 회랑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개시했다.
수바우키 회랑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통과해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약 100km에 이르는 육상통로를 말한다. 발트 3국을 나토로부터 분리할 수 있고, 역외영토와 이어지는 통로이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반드시 차지하고 싶은 요충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