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2일 발달장애 자녀 논란과 관련 2차 입장문을 낸 가운데, 나사렛대학교 특수교육과 류재연 교수가 "피해 교사에 대한 고상한 모욕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3년 경력의 특수교사인 류 교수는 주호민 아들의 녹취록 속 내용을 분석한 뒤 ‘정당한 훈육’이라고 진단한 인물이다.

류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주호민 씨가 어떻게 살짝살짝 거짓말을 섞어서 자신을 방어하고, 피해교사를 은밀하고 고상한 표현으로 공격했는지를 조만간 면밀하게 공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재연 나사렛대 교수 페이스북]

이번 사건 관련 녹취를 전부 검토했다는 류 교수는 "'허위를 반박하지 않으면 진실이 된다'는 직업 윤리의식에 근거하여, 피해 교사를 위한 당사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립적 자세는 단지 가해자를 옹호하는 수단에 불과한 비겁한 처사"라고 밝혔다.

류 교수는 또 "사모님이 하신 선생님 수업 녹음 원본, 전국민에게 공개하라"고도 요청했다. 녹취 속에 다른 학생들을 향한 문제 발언까지 있었던 것처럼 작성한 주호민의 2차 입장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일정 부분들 공개하겠다. 전부 공개는 주호민씨가 하셔서 반드시 가족의 억울함과 장애 당사자 부모의 억울함을 풀라"고 말했다.

[주호민 인스타그램]

또 "사건을 키운 건 주호민의 아내"라며 주호민 아내인 만화가 한수자에게 남편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주호민씨에게 사과하라. 제가 왜, 주호민씨에게 사과하라는지 그 이유는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 주호민씨는 지금 당신이 한 일을 수습하기 위해 가장으로서, 최선의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류 교수는 그러면서도 주호민 부부에게 도움의 손길도 내밀었다. 그는 "필요하면 자신이 주호민의 아들을 보호하겠다"고 자청하며 "제가 얼마 전 '장애인 활동지원사 자격'을 이수했다. 자원봉사로 최대한 아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호민 부부의 발달장애 아들에 향한 도움의 손길도 내밀었다. 류 교수는 "나는 주호민씨의 아들이,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것을 수업시간에 보여준 반응을 통하여 온몸으로 느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류재연 나사렛대학교 교수. [류재연 교수 유튜브]

33년 특수교육 전문가인 류 교수는 앞서 주호민 부부가 아들 가방 안에 넣어둔 녹음기를 통해 몰래 확보한 녹취록을 분석한 후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호민은 2차 입장문에서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는 입장을 냈지만 해당 교사의 행위를 여전히 훈육으로 인정하지 않는 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호민은 입장문에서 “아이에 대한 교사의 행위를 확인했던 순간의 부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학대 혐의를 인정받지 못하는 건 감수해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우연으로 인해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없었던 일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도 남는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 이순간까지도 계속 남아있다”고 말을 보탰다.

이때 언급된 ‘시절의 우연’이란 맥락상 서이초 교사의 극단 선택으로 교권 하락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상황으로 풀이된다.

주호민은 이날 입장문에서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도 이것이 선생님의 모든 커리어를 부정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