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가이스트 당진공장 가보니

기본모델 원하는 스타일로 수정

사전설계 두달 모듈러 주택 완성

단일모듈 소형주택은 증축 가능

붕어빵 아닌 고객 맞춤설계 2층집이 이틀에 한채 뚝딱
충청남도 당진시 자이가이스트 공장부지. 왼쪽에는 목조주택의 재료로 쓰이는 캐나다산 목재가, 오른쪽에는 독일 바이만사 제조 장비가 보인다. 서영상 기자
붕어빵 아닌 고객 맞춤설계 2층집이 이틀에 한채 뚝딱
공장 외부에 전시된 규모가 다른 두개의 샘플하우스 서영상 기자

“이곳 충남 당진 공장은 하루에 모듈 네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즉 실내 면적 118㎡(35평형)를 기준으로 8개의 모듈이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틀에 집 한 채가 뚝딱 만들어져 나오는 셈이죠.”(자이가이스트 관계자)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충청남도 당진시 자이가이스트 공장 부지는 2만8000㎡에 이르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집을 직접 제작하는 생산기지와 소비자들이 직접 집을 구경할 수 있는 샘플하우스, 새로운 공법과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가 한창인 테스트하우스들로 구성돼 있다.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통한 모듈러 단독주택을 짓는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가 지난 4월부터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매 영업을 시작하며 주목받고 있다. 모듈러주택은 구조체를 공장에서 생산, 현장 공정을 최소화해 주문 후 2달이면 부지에 집이 들어서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안겨 최근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모듈러 주택의 최대 장점은 통상 빠른 시공 속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꼽힌다. 자이가이스트는 여기서 기존의 모듈러 주택의 편견을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붕어빵처럼 찍어내는 조립식 주택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은 부지에 따라 용도와 건폐율도 다를 뿐만 아니라 각자의 생활방식과 가족 구성원에 맞춰 집을 지어야 합니다. 거주자에 따라 다른 공간을 구성하고,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설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공장에서 만난 자이가이스트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이라고 해서 천편일률적이고 뻔한 모양의 단독주택이 아니라고 단호히 강조했다. 단독주택은 투자상품이 아니다 보니 실소유자에 따라 요구사항이 제각각 다르고 이를 반영해야 상품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단층이냐 복층이냐, 거실과 주방의 크기, 지붕모양, 창호 크기 등 고객이 원한다면 2달에 걸친 사전 설계작업을 가질 수 있다. 백지상태에서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두려운 소비자들에게는 16개의 기본 모델이 있는데, 이 중에서 고객이 원하는 타입을 결정하고 일부 수정을 거쳐도 된다.

이렇게 설계된 도면을 토대로 캐나다에서 수입한 원목을 독일의 바이만사 장비에 넣으면 2주의 반자동화 공정을 거쳐 나만을 위한 맞춤 목조주택이 ‘뚝딱’ 탄생하게 된다.

과정이 빠르다고 해서 집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공장에서 만드는 만큼 근로자의 숙련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일반 주택과 달리 균일한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이가이스트는 또 목조주택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인 투습방지와 단열을 위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외벽은 8겹에 이르고, 내부와 외부에는 공기가 통과하지만 물은 차단하는 투습방수지를 붙였다. 대부분의 목조주택이 건너뛰는 내부에 붙이는 투습방수지는 1㎡당 6000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공장 관계자는 “내수와 내화에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자재선별에 신경을 썼다”면서 “자재를 대규모로 사들이는 대형건설사가 아니고서는 단가를 맞추기도 힘들 정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장비가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부와 차단되는 기밀도(실내외로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를 막아 주는 정도) 덕분인지 34도에 이를 정도로 땡볕이 쏟아진 이날 건물 안에선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한켠에 놓여진 9평형(28㎡) 규모의 단일 모듈로 구성된 소형주택 ADU(Attachable Dwelling Unit)였다. 추가 모듈결합을 통해 증축이 가능한 투룸 크기의 집이다.

시골 경치좋은 곳에 가져다 놓으면 곧바로 아이들과 뛰어놀 수 있는 자연 속 보금자리 마련이 될 것처럼 느껴졌다. 이는 장소를 옮기고 싶을 때는 유닛만 가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해 설치도 가능하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덜하고 관리도 용이하다.

이런 모듈러 주택의 매력 덕에 3.3㎡당 600~700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당진 공장에는 상담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말 상담은 한 달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당진공장에서 일년에 공급이 가능한 주택은 공장을 밤낮으로 가동했을 때 1년에 300채 규모다. 현재 준비 중인 충남 아산 공장까지 최대로 가동했을 때는 총 1300~1500채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1년에 생산하는 주택량이 서울 중형 아파트 단지 하나 수준이다.

자이가이스트 관계자는 “결국은 OSC(탈현장건설·Off-Site Construction) 중심으로 건설산업이 바뀔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해 사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시작은 단독주택이지만 점차적으로 중층으로 올라갈 것이고, 이같은 프리패브(Prefab)공법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