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022년 기후 분석 결과 발표

계절별 이상기후 현상 두루 발생

남부 여름 강수량, 중부 절반 수준

봄·가을 이상고온도 주목해야

서울은 물난리, 광주는 가뭄…2022년 이상 기후 ‘경고’
2022년 연강수량(왼쪽)과 평년비 분포도(오른쪽). 평년비란 특정 기간의 평년값에 대한 누적강수량의 백분율 값을 말한다. 남부지방 평년비가 70% 이하로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지난해 계절별로 이상기후 현상이 두루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 등 중부 지역은 ‘물난리’가 날 정도로 강수량이 많았던 반면, 남부 지방은 전례없는 가뭄에 시달리는 등 유형이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20일 기상청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계절별 이상기후 현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의 ‘2022년 기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 강수량은 적었지만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컸다. 봄·가을 기온은 평년보다 높았지만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2년은 인도·파키스탄의 폭우, 북미 폭설, 대만 한파 등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빈발했던 해”라며 “우리나라 또한 중부지방 집중호우, 남부지방 적은 강수량, 동해안 역대급 태풍 등으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우선 강수량에서 중부 지방과 남부 지방이 큰 차이를 보였다. 여름철 남부지방 누적 강수량은 483.3㎜로 중부지방(941.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로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활성화 되면서 이곳에 많은 비가 내렸다. 중부지방 집중 호우기간(8월 8~11일) 누적 강수량은 서울 동작구 577.5㎜에 달했다. 반면 광주·전남지역 강수량은 하위 3위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적었다. 연누적 강수량은 중부지방 1454.7㎜, 남부 922.2㎜였다. 동해안에는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기록적인 태풍으로, 9월 6일 포항 일강수량만 342.4㎜에 달했다.

전국 기준 연 강수량은 평년 대비 86.7% 수준에 불과했다. 1150.4㎜로 평년(1193.2㎜~1444.0㎜)대비 86.7%로 적었다. 1월부터 5월까지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강수량이 160.9㎜로 매우 적었고, 장마철 강수량(285.9㎜) 또한 평년(295.4 ~ 384.8mm)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전국 연평균 기온은 12.9℃로 평년 대비 0.4℃ 높았다. 1973년 기상관측 이래로 9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2022년 전지구 연평균 기온이 5번째로 높았던 가운데, 우리나라에 봄철과 초여름 강한 햇볕과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연평균 기온을 끌어올렸다. 봄철(3~5월) 전국 평균 기온은 13.2℃로 평년 대비 1.3℃ 높았다.

봄철 평균 기온 기준 역대 가장 높았다. 가을 또한 마찬가지다. 11월 찬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해 낮 기온이 크게 올라 11월 평균 최고기원이 16.5℃에 달했다. 평년 대비 2.9℃ 높은 것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초여름 고온도 상당했다. 덥고 습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열대야가 일찍 찾아왔다. 서울, 수원, 춘천 등 15개 지점에서 1973년 이래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반면 겨울철 12월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1.4℃로 매우 추웠다. 평년 대비 -2.5℃ 낮은 수치로 겨울철 평균 기온 하위 4위를 기록했다. 서울 한강은 평년보다 무려 16일 빠른 12월 25일 첫 결빙이 관측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