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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정원 여행] 진도 운림산방 남종화처럼 아름다운 풍경
진도 운림산방
진도대교

[헤럴드경제] 진도는 삼보(진도개, 구기자, 돌미역)와 삼락(민요, 서화, 홍주)의 고장이다. 삼락 가운데 서화를 대표하는 곳이 첨찰산 아래 들어앉은 운림산방(명승)이다. ‘남종화의 대가’라 불리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낙향해서 지은 화실로, ‘첩첩산중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허련은 28세 때인 1836년 해남 대흥사에 머물던 초의선사를 찾아가 그림을 배웠고, 녹우당에서 공재 윤두서의 화첩을 감상한 뒤 며칠 동안 먹고 자는 것도 잊을 만큼 그의 그림을 모사하는 데 힘썼다.

초의선사가 허련의 작품을 추사에게 보였고, 추사는 한양 자신의 집에서 허련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치고 주변 화가들과 교류를 주선했다. 추사는 “압록강 동쪽에서 소치보다 나은 사람이 없다” “소치가 나보다 낫다”고 평했다.

허련의 운림각도

허련은 임금 앞에 나아가 그림을 그려 바치는 화가의 최고 영예도 얻었다. 헌종은 관직이 없는 허련을 무과 시험에 합격시켜 관복을 입힌 뒤 그림을 그리게 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이때 허련이 헌종에게 바친 그림이 ‘설경산수도’다.

1856년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허련은 고향으로 돌아와 운림산방을 짓는다. 당시는 운림각이라는 초가였다. 앞마당에 연못을 파고 한가운데 섬을 만들어 배롱나무 한 그루를 심었고, 연못 주변에 정원을 꾸몄다. 배롱나무꽃이 피는 한여름이면 운림산방이 더욱 화사하다. 허련은 이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

운림산방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나무 너머로 운치 있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첨찰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운림산방의 화실과 배롱나무를 품은 연못이 그림 같다. 화실은 기와집, 고택은 초가집 두 채로 복원했으며, 화실과 고택 사이로 출입문을 냈다. 고택을 가로지르면 허련의 영정을 모신 운림사, 문중 제각인 사천사가 있다.

운림산방

소치1·2관은 허련 일가의 작품을 만나는 공간이다. 소치1관은 허련의 작품 40여 점을 전시한다. 소치2관은 허련의 넷째 아들인 미산 허형부터 남농 허건, 임전 허문, 오당 허진 등 5대에 이르는 후손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소치2관에 마련된 ‘소치 작품 이머시브룸’이 눈에 띈다. 대나무 정원을 배경으로 한 홀로그램, 허련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연출하고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이 변해 유연하고 편안한 미술 감상이 가능하다. 화면 속 꽃을 손으로 만지면 꽃잎이 화사하게 흩날려 감동을 자아낸다.

이머시브룸

쌍계사는 운림산방과 이웃한 절집이다. 쌍계사와 함께 첨찰산 기슭에 있는 진도 쌍계사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이다. 인근 두무골재를 지나 진도기상대에 오르면 해남과 진도 사이의 바다, 해남 두륜산과 달마산의 멋진 풍경이 보인다.

진도타워는 망금산 정상에 세운 높이 60m 전망대다. 7층 전망대에서는 쌍둥이 진도대교와 명량해전의 격전지 울돌목, 우수영국민관광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진도타워 아래 있는 명량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진도와 해남의 원스톱 여행이 가능하다.

쌍계사

진도타워와 명량마루, 해남의 우수영국민관광지에 자리한 울돌목스카이워크와 명량대첩해전사기념전시관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털 캐빈을 타면 투명한 바닥으로 울돌목의 거친 회오리가 보인다. 명량해상케이블카 홈페이지에 울돌목 회오리 시간표가 있으니 참조하자.

진도개테마파크는 진도 삼보 중 하나인 진도개(천연기념물)를 만나는 공간이다. 개인기와 어질리티 등을 선보이는 공연으로, 진도개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덧셈과 뺄셈을 해서 나온 수만큼 짖는 묘기는 놀라울 따름이다. 진도개 공연은 평일 오전 10시, 오후 3시(주말 오후 1시)에 열린다.

용장산성

진도는 고려 시대 삼별초가 선택한 섬이다. 배중손은 1270년 배 1000척을 거느리고 강화도에서 진도로 근거지를 옮겼다. 벽파진으로 들어온 삼별초는 성을 쌓고 몽골에 맞섰는데, 그곳이 진도 용장성(사적)이다. 용장산 기슭을 따라 계단식으로 성을 쌓고, 성안에 궁궐을 지었다. 하지만 9개월 만인 1271년, 여몽 연합군의 공격으로 진도 삼별초는 무너지고 제주도로 후퇴해야 했다. 용장성 입구에는 용장성홍보관과 고려항몽충혼탑이 들어섰고, 우물과 성벽, 궁궐터와 용장사 터 등이 남아 있다.

진도엔 이밖에 신비의바닷길체험관, 접도웰빙마을, 배중손 사당, 접도웰빙등산로, 진도 금골산 오층석탑, 하조도(도리산전망대), 하조도등대), 관매도 등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고려항몽충혼탑

당일 여행 코스는 진도타워→명량해상케이블카→진도개테마파크→진도 용장성→진도 운림산방, 1박 2일 여행 코스로는 첫날:진도타워→명량해상케이블카→진도관광유람선(쉬미항)→진도 남도진성→급치산전망대, 둘째날: 국립진도자연휴양림→진도 운림산방→진도개테마파크→진도 용장성→이충무공벽파진전첩비로 잡으로 되겠다.

현지 세부교통은 서해안고속도로 목포톨게이트→죽림 JC→고하대로 약 10.7km 직진→목포대교→신항로 좌회전, 약 3km 직진→영호정교차로 우회전, 약 1km 직진→관광레저로 진도 방면, 약 35.8km 직진→진도대교→남동교차로 좌회전, 약 1.8km 직진→운림산방로 좌회전, 약 1.8km 직진→운림산방이다. 쏠비치 진도, 국립진도자연휴양림, 운림펜션, 골든비치모텔, 진도한옥펜션 등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 장르별로 선택할수 있겠다.

한국관광공사는 ‘비움과 채움이 있는 가을 정원’을 10월 가볼 만한 곳 테마로 정하고, 운림산방을 비롯해 ▷미술관 품속 사유의 가을 정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옥상정원(경기 과천) ▷사랑이 깊어지는 정원, 정선 로미지안가든(강원 정선)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옥천 수생식물학습원(충북 옥천) ▷닫힌 듯 열린 마당 정원, 안동 봉정사 영산암(경북 안동) ▷조선 선비가 꾸민 낭만과 정취 가득한 별서 정원, 밀양 월연정(경남 밀양) 등 6곳을 추천했다. [취재협조=한국관광공사, 진도군]

글·사진 : 문일식 작가, 정리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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