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연구팀, 20~40세 7만명 분석
젊은 사람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사질환의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긴 젊은 여성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가정의학과 강재헌·조인영 교수와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생리주기의 변화가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 위험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생리주기가 길거나, 불규칙한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간에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지방이 침착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만성 간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하지만 아직 치료에 승인된 약물이 없어 1차 치료로 체중 감량과 같은 생활습관의 개선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2011년~2017년 사이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 수진자 중 20세 이상 40세 미만의 여성 7만2000여명을 분석했다. 생리주기는 설문지를 통해 조사했으며, 비알콜성 지방간은 초음파 결과로 판단했다. 그 결과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40일 이상으로 긴 경우, 정상 생리주기에 비해 비알콜성 지방간 유병률이 약 3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이들 중 비알콜성 지방간이 없는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약 4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약 9%의 여성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이 발생했는데, 생리주기가 40일 이상으로 길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률이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여부 및 다낭성 난소증후군과도 무관하게 생리주기가 비알콜성 지방간에 독립적인 영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내분비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임상 내분비 및 대사 저널’에 게재됐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