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하이푸, 원칙 치료로 신경손상 및 재발 방지해야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최근 실손보험 지급 기준강화로 시험대에 오른 하이푸(고강도집속초음파치료). 여성들에게 흔한 질환인 자궁근종 치료법 중 하나이지만 높은 비급여 비중으로 인해 과잉치료 논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이푸는 고강도집속초음파를 한 곳에 모아 발생시킨 65~100도의 고열로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무침습, 무마취 치료로 다음날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이 빠르다. 피부 침습이나 절개 없이 자궁근종을 치료할 수 있어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선호된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현실적으로 하이푸 치료는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1/3 정도에만 적용되어 모든 자궁근종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 “고강도의 열을 이용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1회 치료를 원칙으로 시행하며, 영상유도방식이 MRI인 MR하이푸는 실시간 온도 확인이 되어 비교적 안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MR하이푸’로 일컫는 MRI 유도하 하이푸(MRI-guided HIFU)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방식이다. 그 외 상품명 등으로 알려진 MRI 기반 하이푸, MRI 융합 하이푸, MRI 하이브리드 하이푸는 모두 초음파 기반의 ‘초음파식 하이푸’다. 온도 및 이물질 확인, 실시간 MRI영상 구현 등에서 MR하이푸보다 기능이 떨어진다.

15년 이상 MR하이푸 치료를 시행한 김영선 원장은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의 세계적 석학으로 글로벌 논문평가기관인 〈Expertscape〉로부터 치료초음파 분야 0.1% 상위 연구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자궁근종 치료 환자 356명을 분석한 결과 하이푸가 적합하다고 판단돼 시술받은 환자는 120명에 불과했다”며 “236명은 하이푸 치료 대상이 되지 않아 근종절제수술이나 자궁동맥 색전술을 시행 받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알아두어야 할 것은 하이푸 적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사전 검사는 주로 골반 MRI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받는 초음파검사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자궁근종은 다양한 조직학적 특성이 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세포비율’과 ‘혈류량’인데 세포비율이 높을수록 가열치료가 어렵고, 혈류량이 많을수록 온도가 빨리 낮아져 하이푸 치료 효율이 떨어진다. MRI검사 영상에서 자궁근종의 성분에 따라 MRI상에서 근종이 하얗게 또는 까맣게 확인이 되며, 하얀색에 가까울수록 세포비율이 높다.

김영선 원장은 “일부에서 하이푸 치료 부작용 및 재치료 이슈가 있는 것도 이렇게 하이푸 치료 대상이 아닌 근종들을 치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자궁근종 치료 전 정확한 사전 검사와 적절한 치료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하이푸 치료는 분명 뛰어난 치료법이지만, 근종이 세포비율이 높거나, 초음파가 닿기 힘든 위치에 있거나, 시술 후 합병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면 다른 치료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개복/복강경 수술’ 접근이 어려운 경우는 하이푸나 색전술로 크기를 줄인 뒤 자궁경/복강경 등으로 괴사되어 크기가 줄어든 근종을 간단히 제거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최선의 치료법을 모색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