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사상 최고치 근접
나스닥 2.13%↑…1만1000선 회복
애플·테슬라·MS 등 강세 주도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기술주 중심의 최근 조정장세을 마무리하고 큰 폭의 반등세를 나타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서(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9.93포인트(1.05%) 상승한 2만7976.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46.66포인트(1.40%) 오른 3380.35로,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9.42포인트(2.13%) 상승한 1만1012.2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지난 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3393.52) 부근까지 올라섰다.
이날 주식시장은 최근 약세를 보였던 기술주의 반등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아마존닷컴의 주가는 2.65% 상승했고 페이스북과 애플도 각각 1.47%, 3.32%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는 2.86% 올랐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강했던 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6%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 상승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보다 0.6% 올랐다. 이는 지난 1991년 1월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라고 노동부가 밝혔다. 근원 CPI는 전문가 예상 0.2% 상승도 훌쩍 웃돌았다.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에 이어 CPI도 강세를 보이면서, 경제가 팬데믹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했다.
7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물가가 다시 후퇴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경제가 대규모 부양책이 없어도 자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고 전날 발표한 이후 백신 개발 기대도 커졌다. 러시아 백신은 아직 3차 임상을 하지 않은 데다, 1~2차 임상 데이터도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어 전문가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 하지만, 백신 개발 등으로 바이러스가 결국 통제될 것이란 시장 기대를 한층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백신 1억회 분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둔화한 점도 바이러스 억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인선한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월가는 해리스 의원이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온건한 성향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저널은 진단했다.
시장 관심이 집중된 미국의 추가 부양책과 관련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실업보험 추가 지원 연장과 급여세 납부 유예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조치에 서명했다.
연방정부의 실업보험 추가 지원이 중단되는 것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조치가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신규 부양책 전체가 합의되지 않는다면 경제회복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주당 300달러 실업급여 지원을 위해배정된 연방정부 자금이 5~6주 안에 바닥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와 민주당 사이의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이날 백악관과의 견해차가 여전히 크다면서, 백악관이 부양책 규모를 늘리기 전에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재차 밝혔다.
CNBC는 아직 백악관과 민주당의 협상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정치권이 결국 부양책에 합의할 것이란 시장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의 낙관론이 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왈락베스 캐피털의 일리야 페이진 이사는 “바이러스 상황이 개선되는 반면 여전히 엄청난 부양책이 시스템에 공급되는 상황에 대한 낙관론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