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학 혁신 방안 발표

5개 분야 26개 제도개선 과제

족벌가계도 공개 등 투명성 강화

“사학 족벌경영 규제”…사립대 이사장 업무추진비까지 공개
18일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정부청사에서 사학혁신추진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사학 족벌경영 규제”…사립대 이사장 업무추진비까지 공개
18일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정부청사에서 사학혁신추진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교육부가 사학 법인의 회계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학 이사장의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학교법인 임원 간 친족관계를 고시하기로 했다. 감사결과는 전문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감사처분에 대한 양정기준도 마련해 처벌의 예측가능성을 높였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는 1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학 비리 척결을 위한 ‘사학혁신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이번 방안에 대해 “사학비리 자체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라며 “이번 사학혁신방안은 사립 초·중·고·대학 전체에 적용되는 정책인만큼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을 담았다”고 말했다.

▶5대 방안 26개 개선과제= 교육부는 이날 발표에서 사학의 부정·비리에 대해 엄정한 조사·감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이러한 부정 비리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학혁신 방안으로 5개 분야 및 26개 제도개선 과제를 담았다. 5개 분야는 ▷사학 회계 투명성 제고 ▷사학 법인 책무성 강화 ▷사학 운영 공공성 확대 ▷사립교원 권리보호 지원 ▷교육부 자체혁신이다.

교육부는 사학 비리 감사 결과에서 가장 지적 사항이 많았던 사학 회계에 대한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업무추진비 공개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총장’에만 국한됐던 업무추진비 공개 대상이 ‘이사장 및 상임이사’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또 회계 부정임원 승인 취소 기준이 강화된다.

또 사학 적립금이 교육투자에 쓰일 수 있도록 기금운용심의회에 교직원·학생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적립금에 대한 주기적 점검 및 사용계획 공개 등이 추진되고, 회계부정 발생대학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외부 회계 감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된다.

사학 법인의 책무성 강화를 위한 방안도 나왔다. 앞으로 사학은 학교법인 임원 간 친족관계를 고시하고, 임원·설립자와 친족관계에 있는 교직원 수를 공시해야 한다. 또 사학 개방이사에 설립자 및 설립자의 친족 등이 제외되고, 비리 임원의 결격사유가 강화되며 당연퇴임 조항을 신설된다.

또 사학 운영 공공성 확대를 위해 교육청에 징계심의위원회를 둬 중대 채용비리에 대해 교직원에 대한 재심의를 관할한다. 또 사립교원 권리보호 및 지원을 위해 사립교원의 육아휴직 법정화 및 사립교원의 파견 근거가 마련된다. 교육부 자체 혁신도 이뤄진다. 교육부는 사립대학에 대한 상시감사체제를 구축하고, 감사처분 양정 기준 마련 및 감사결과 전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비로 술값 내고 순금 돌리고…잇따른 사학비리=사학 비리는 교육부 감사 단골 적발 메뉴다. 지난 7월 교육부가 발표한 2년간 사학혁신위원회 활동 결과에 따르면 총 65곳의 사립대가 감사에 적발됐고 총 755건의 위법·부당 사안이 지적됐다. 회계 비리가 대다수였다. 사학혁신위의 종합감사·실태조사 지적사항의 절반 이상이 회계 등 금전 관련 사항이었다.

교직원들의 부적절한 교비 사용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해 교육부는 고려대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대한 첫 회계부분감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고려대 교직원들이 유흥비나 퇴직선물을 사는데 교비를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고려대 의료원은 교원 27명에게 퇴직선물로 순금 30돈을 지급한뒤 구매비 1억 5000여만원을 교비로 집행했다. 고려대 산하 부속병원 교직원들이 유흥주점·단란주점에서 22차례에 걸쳐 600여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가족을 교원이나 교수로 채용하는 등 인사 관련 비리도 있었다. 평택대는 전 총장이 직접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아들과 딸을 교수로 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사학혁신위 감사 결과 A 대는 총장의 조카와 손녀를 공개채용 시험 없이 법인직원과 대학직원으로 특채했다. 김민지 기자/jakm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