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2014년 글로벌 경제가 선진국 위주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펀드 시장도 큰 흐름에서 ‘선진국’ ‘주식’이란 키워드로 움직일 전망이다. 국내보단 해외가, 신흥국보단 미국 등 선진국이, 채권보단 주식형이 뛰어난 성과를 보인 올해 펀드 시장의 양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4년은 선진국의 해, 선진국 투자 펀드로=지난달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2013년 유형별, 국가별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일본 펀드는 연초 이후 43.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북미(31.97%), 유럽(19.11%) 등도 수익률이 뛰어났다. 반면 브라질(-20.52%), 인도(-6.45%), 중국본토(-4.85%) 등은 투자자에게 오히려 손해를 끼쳤다.
이처럼 선진국 펀드가 올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은 2012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실물경기 회복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선진국 증시만 상승하는 디커플링 장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글로벌 자산시장의 양상은 2014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보다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고 있다. 결국 지역별로는 선진국, 유형별로는 주식형 펀드가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경제가 견조하게 회복되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은 위험자산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은 각 나라별 이슈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셰일가스 붐으로 에너지 가격 인하, 개선되는 연방 재정수지, 고용 개선에 힘입은 임금소득 증가, 순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소비성향 개선 등으로 본격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은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 데 이어 중앙은행이 나서 추가 실물경기 침체를 막으려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해외 투자 펀드 가운데서도 사모 펀드는 공모형보다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단 점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 사모펀드를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발전 방향을 제시한 만큼 높은 기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투자자산의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사모 펀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국내 펀드에선 롱숏이 대세=국내 펀드 가운데선 올해 빛을 발한 롱숏 펀드의 활약이 2014년에도 기대된다. 올 한 해 코스피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실망감은 주가 변동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내주는 펀드로 관심을 쏠리게 했다. 그 대표주자가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하는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롱숏 펀드’다.
2012년만해도 설정액이 1500억원에 불과했던 롱숏 펀드는 올해 1조원 이상으로 늘며 침체된 금융투자업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롱숏 펀드는 2014년 일본 엔화 약세, 기업 실적 감익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롱숏 펀드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면, 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에겐 성장형 펀드가 제격이다. 내년 글로벌 경제 회복을 등에 업고 국내 기업들도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익 개선세가 두드러질 업종 및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골라 투자할 수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014년 산업재와 소재, 에너지 등 경기민감업종의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IT와 자동차 비중이 높은 경기 관련 소비재 업종의 경우도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다소 부진했던 성장형 펀드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4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그 흐름은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단기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형 펀드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과 동시에 롱숏펀드로 위험을 적절히 분산해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