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신뢰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금융산업은 고객의 신뢰가 없이 존립이 불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판매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적정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자본시장의 지금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환골탈태의 자세로 혁신해 나간다면 또다른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우리 자본시장의 수요기반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우리 금융투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새로운 수익기반 마련을 위한 글로벌시장으로 적극적 진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 금융리더를 목표로 적극적인 해외진출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여러분! 그리고 금융투자협회 임직원 여러분! 희망찬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소망하시는 일 다 이루시고, 여러분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3년은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에 있어서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우리 자본시장의 활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우리 업계의 실적은 두 차례의 금융위기 때보다도 악화되었습니다. 특히 증권업이 가장 어려워져 전체 증권회사의 40%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업권의 ROE는 0.4% 수준으로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의미 있는 진전도 있었습니다. 2년여의 노력 끝에 이뤄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한국형 투자은행(IB) 성장의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NCR 적용기준의 일부 완화 등 노력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 비전을 제시하고 세부 추진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우리 자본시장과 업계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업계 종사자와 협회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여러분! 그리고 협회 임직원 여러분!
올해의 대내외 경제여건은 다행히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주도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투자산업의 트렌드도 이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금융규제 강화에 앞장섰던 선진국들은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세계적인 저금리, 고령화 기조에 따라 자산관리 비즈니스 확대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발빠르게 대응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업계를 둘러싼 상황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본시장의 신규 자금유입이 저조하며, 수수료율 하락과 경쟁심화 등 우리 금융투자산업은 일시적 여건 악화가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현재의 침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또 다른 계기가 될수 있듯이 지금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자세로 혁신해나간다면 또 다른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는 금융투자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첫째, 우리 자본시장의 수요기반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 금융투자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지 않는데 있습니다. 자본시장의 취약한 수요기반은 비단 우리 업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신성장 산업에 대한 자금공급 강화와 고령화를 대비한 효과적인 자산관리 수단 제공 등을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투자수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자산의 자본시장 유입을 통해 금융강국의 초석을 마련한 미국과 호주의 사례처럼 우리도 연금자산의 제도개선을 통해 100세시대를 대비한 개인복지-국가재정-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사모펀드 활성화를 통해 위험자본과 시장의 역동성을 공급해야합니다.
둘째, 과감한 혁신을 통해 우리 금융투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야 합니다.
고령화·저금리 시대는 소비자의 니즈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수요에 맞는 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 개발과 우량 기업의 상장, 그리고 길어진 라이프 사이클을 반영한 종합적인 은퇴설계 서비스 등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기업대상 신용공여와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새로운 투자은행 업무에서도 경쟁력을 확장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문화·특화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변화의 고통을 이겨내는 우리 스스로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셋째, 아시아 금융 리더를 목표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세계적인 IB와 운용사들은 적극적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대형그룹들로 성장해 왔습니다. 같은 아시아권의 일본, 호주에 이어 후발주자인 중국, 말레이시아 등의 금융사들도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은 선택을 넘어 필수입니다. 우선 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장기적 관점에서 치밀한 준비를 하고 정부·기업·연기금과의 공조를 통하여 적극적 해외진출을 가시화해야 할 때입니다.
넷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신뢰 회복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우리 업계 모두가 뼈저리게 느꼈듯이 금융산업은 고객의 신뢰가 없이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판매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적정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구체화 할 수 있는 실효적인 자율규제를 강화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펀드수퍼마켓 도입 같은 고객 중심의 판매 시스템을 적극 발굴하고, 금융회사가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컴플라이언스 강화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금융소비자보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나가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신뢰와 평판은 자본시장으로 자금 유입과 활력제고의 가장 빠른 길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0년 이내에 금융부문의 부가가치 비중을 10%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10-10 value up‘ 금융비전을 우리 업계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가능하면 5년 내에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해 나가야합니다. 아울러 금융감독도 열거식 규제보다는 창의적 도전을 진작하고 감독을 강화하는 네거티브 규제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모인다면 우리 자본시장은 머지않아 그 어느때보다 활기찬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금융투자협회 임직원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협회는 회원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발전을 지원하는 서포터, 정부에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파트너, 투자자에게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올 한해도 우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앞서 말씀드린 과제들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더 발로 뛰고 더 많이 소통하는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을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