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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1 뚫은 단 한 명…“내 이름보다 음악이 기억되고 싶다” [KNSO국제지휘콩쿠르]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제 마지막 한 단계. 파이널 경연의 세 번째 주자 시몬 에델만(30)은 예술의전당 무대 뒤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지난 10일 오후 6시 45분, 백스테이지에서의 일이다. 여유로운 웃음엔 약간의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무대로 오르자 눈빛이 달라졌다. 청중을 향해 편안한 미소를 띠고 포디움에서 인사를 마치니 진짜 음악이 시작됐다. 단원들과 눈을 맞추고 숨을 고른다. 머릿속으로 구상한 ‘브람스 교향곡 4번’ 1악장에 예비박을 주자 음악은 시작된다. 우아한 현의 선율이 유려하게 흐르며 각각의 악기들은 빈틈없이 제자리를 향해갔다. 서른살 지휘자는 브람스처럼 인생을 관조하듯 차분하게 오케스트라를 장악했다. 저음현과 고음현을 풍성하게 매만지는 사이사이로 관악기의 고른 소리를 뽑아냈다. 심사위원장인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그에 대해 “능숙하고 노련한 지휘자”라며 &ld
2024-11-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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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힐을 신 메이드·붉은 란제리 입은 여주인공…오페라 '탄호이저'가 만든 ‘악마의 디테일’ 그 비결은 [백스테이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관능적 몸을 감싼 핏빛 란제리가 고통스럽게 일렁인다. 흑백 영상에 담긴 ‘쾌락의 여신’ 베누스의 얼굴에 인간의 감정이 겹겹이 쌓인다. 달콤한 말로 사랑을 맹세하고, 욕망을 찬미하던 탄호이저의 변심. 부정하고 분노하다, 애원하듯 설득하는 베누스는 납득할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을 맞은 ‘사랑의 약자’였다. 니콜라 푸생의 ‘미다스와 바쿠스’가 걸린 새하얀 호텔방, 서로를 등진 채 선 두 남녀의 고통스런 ‘사랑의 끝’이다. 지고지순한 연인 엘리자베트를 떠나 욕망을 좇았으나, 또다시 향락에 싫증 내고 성녀에게로 돌아가는 탄호이저. 그가 “나의 구원은 성모 마리아에게 있다”고 선언하자, 두 사람을 내려다보던 ‘미다스와 바쿠스’가 툭 하고 떨어진다. 하나의 세계가 닫히는 순간. 무대 위에 세워졌던 또 하나의 작은 무대(
2024-11-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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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K-팝 걸그룹 최초 ‘2024 MTV EMA’ 베스트 푸시 수상에 단독 무대까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2024 MTV 유럽 뮤직 어워드’에서 K-팝 걸그룹 최초로 ‘베스트 푸시’ 상을 받았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24 MTV 유럽 뮤직 어워드(Europe Music Awards)’(이하 ‘2024 MTV EMA’)에 참석, ‘베스트 푸시’ 부문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르세라핌은 이 부문에서 채플 론(Chappell Roan), 테디 스윔스(Teddy Swims), 레이베이(Laufey)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경쟁, 최종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멤버들은 “영국에서 처음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수상을 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르세라핌의 여정을 응원해 주신 모든 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4-11-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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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바이올리니스트 차오원 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중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차오원 뤄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0일 통영국제음악재단에 따르면 차오원 뤄는 전날 4명이 올라간 결선 무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한국의 박은중, 3위는 심동영, 4위는 일본의 리노 요시모토였다. 결선에서 윤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1992)을 가장 탁월하게 해석한 참가자에게 주는 윤이상 특별상은 심동영이 받았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시작된 대회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부문이 매년 번갈아 열린다.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올해 대회에는 26개국에서 140명이 참가했다. 수상자들은 이날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입상자 콘서트를 진행한다.
2024-11-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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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쥐는 각도, 다리 꼬는 방식…1초마다 계산한 악마의 디테일 ‘탄호이저’ [백스테이지]
하나의 무대가 만들어지기까진 수많은 이야기가 담깁니다. 가장 완벽한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수면 아래에서 끊임없이 물질하며 자신만의 숨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를 찾아갑니다. 무대 뒤 모든 존재를 담아 들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관능적 몸을 감싼 핏빛 란제리가 고통스럽게 일렁인다. 흑백 영상에 담긴 ‘쾌락의 여신’ 베누스의 얼굴에 인간의 감정이 겹겹이 쌓인다. 달콤한 말로 사랑을 맹세하고, 욕망을 찬미하던 탄호이저의 변심. 부정하고 분노하다, 애원하듯 설득하는 베누스는 납득할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을 맞은 ‘사랑의 약자’였다. 니콜라 푸생의 ‘미다스와 바쿠스’가 걸린 새하얀 호텔방, 서로를 등진 채 선 두 남녀의 고통스런 ‘사랑의 끝’이다. 지고지순한 연인(엘리자베트)에 질려 욕망을 좇았으나, 또다시 향락에 싫증 내고 성녀에게로 돌아가는 탄호이저. 그가 &l
2024-11-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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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요나 김 “바그너는 삼차함수…연출은 최고의 관객에게 부치는 편지” [인터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철제 컨테이너 안에서 가스통이 폭발하는 ‘노르마’, 샤넬 스타일의 트위드 투피스와 블랙 원피스를 입은 성악가들의 ‘라 트라비아타’, 지큐(GQ) 11월호 17페이지에서 튀어나온 듯한 게르만 신들과 ‘K-팝 걸그룹’ 같은 요정들이 춤추는 ‘니벨룽의 반지’…. 요나 김의 오페라엔 언제나 ‘지금, 여기’가 있다. 수세기 전 태어난 고전의 세계에 ‘오늘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공연장은 살아있는 곳이고, 동시대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연출가의 시선은 시간 속에 박제된 오페라를 현재로 소환한다. “고전에 새로운 호흡을 넣어 나의 시선으로 현대의 살아 숨 쉬는 관객에게 전달하고, 감정과 생각이 일어 담론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에요.”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독일 만
2024-11-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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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몬스터, 정규 1집 ‘밀리언셀러’ 청신호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데뷔 1년도 되지 않아 밀리언셀러 달성 ‘청신호’를 켰다. 9일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베이비몬스터의 정규 1집 ‘드립(DRIP)’은 발매 일주일만인 지난 8일 기준 약 82만장의 주문량을 달성했다. 베이비몬스터의 이번 성적은 앞서 올해 4월에 발표한 데뷔 앨범 ‘베이비몬스터(BABYMONS7ER)‘ 대비 2배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YG 관계자는 “초고속 첫 정규 발매에 대한 음악팬들의 기대감과 첫 팬미팅 투어를 통한 글로벌 팬덤 유입이 이러한 성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며 “베이비몬스터가 이제 막 정규 1집 활동에 돌입한 것을 떠올리면 최종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일주일간 앨범 판매량을 집계한 초동 수치가 예사롭지 않다. 한터차트 집계에 따르면 ‘드립’은 지난 11월
2024-11-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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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 입성 불발…‘베를린필 진은숙 에디션’ 아트디렉터 후보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전 세계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K-팝 가수들이 2년 연속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그래미를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K-팝 가수들은 이날 발표된 부문별 최종 후보 명단에 단 한 팀도 들지 못했다. 앞서 지난 2020~2022년까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어워즈에 한국 가수 최초로 후보에 올랐으나, 이후로는 후보 지명이 불발됐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2020∼2022년 3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22년에는 ‘베스트 뮤직비디오’와 ‘앨범 오브 더 이어’까지 총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지난 2년간의 상황은 K-팝 위상의 현재를 보여준다.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이끄는 톱2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 블랙핑크의 개
2024-11-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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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브루노 마스, 英 오피셜 차트 3위…여전히 ‘아파트 아파트’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영국을 3주째 장악 중이다. 이번에도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신 차트에 따르면 ‘아파트’는 전주보다 한 계단 하락한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그레이시 에이브럼스의 ‘댓츠 소 트루’(That‘s So True), 2위는 전주 1위에 오른 지지 페레즈의 ‘세일러 송’(Sailor Song)이 올랐다. ‘아파트’는 지난달 4위로 ‘톱 100’에 처음 진입한 이후, 지난주 2위에 올랐다. K-팝 가수가 이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사례는 지난 2012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일하다. ‘아파트’는 다음 달 공개되는 로제의 첫 솔로 정규앨범 ‘로지’
2024-11-0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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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엠’ 미미로 돌아온 서선영·황수미 “나보다 어린 로돌포는 처음…에너지 받는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B팀) 멤버 중 제가 최고령자예요. 어린 동료들과 젊은 예술가들의 영혼과 느낌을 담은 작품을 나눌 수 있어 연습을 오는 길이 즐거워요.” (황수미) 세계 무대를 사로잡은 한국의 대표 소프라노 서선영(42)·황수미(38)가 ‘미미’로 돌아온다. 쟁쟁한 두 사람이 한 작품에 ‘더블 캐스팅’ 된 것은 이번이 처음. 서울시오페라단이 39년 역사상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라보엠’은 걸출한 두 소프라노를 등에 업고 관객과 만난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땐 ‘라보엠’(21~24일, 세종문화회관)이다. 19세기 프랑스 파리,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펼치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을 담은 푸치니 오페라. 스테디셀러 뮤지컬 ‘렌트’의 원조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서울시오페라단만
2024-11-08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