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유엔이 심각한 수해를 입고 고립됐던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2차 합동실사단을 보내 피해를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평양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실의 마리나 스론-홀스트 담당관은 “북한 내 인도주의 기구들의 실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가 조사단이 파견됐다”며 “함경북도 무산군과 연사군의 도로가 개방된 뒤 현지에 들어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론-홀스트 담당관은 “이들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동시에 수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분배하고 감시하는 활동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도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때 고립됐던 무산군의 피해 실태를 전했다. 유엔은 무산군 지역 5만여 가구가 수해를 입는 등 이 지역이 이번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산군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니세프의 아닐 포크렐은 “피해 규모가 매우 충격적”이라며 마을을 복구하는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무산군에 사람이 살았었다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무산군에서 2만4000명이 노천에서 지내고 있고, 식량과 식수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홍수 전에 비해 무산군의 보건소를 찾는 어린이 환자가 두 배로 증가했다며 영양실조와 감기, 설사,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적절한 지원이 없으면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니세프는 무산군 주민들에게 깨끗한 식수 공급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홍수로 양수장이 심각하게 망가지면서 7만명에 대한 식수 공급이 끊겼다는 게 유니세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홍수로 오염된 시냇물을 길어다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세프는 무산군의 보건소, 학교를 재건할 지붕 자재를 전달했으며 영양실조 어린이들에게 땅콩과 설탕, 분유 등을 섞어 만든 ‘플럼피 너트’라는 영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는 항경북도 주민들을 지원하는데 약 155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는 이 자금으로 조선적십자회와 협력해 앞으로 12개월 간 함경북도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 온성군, 경원군, 경흥군 등 6개 지역의 수재민 2만8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