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프랑스대사관 4일 기자간담회 열어 홍보
프랑스 1700만두(頭) EU 최대 소고기 생산국
“프랑스는 광우병 위험 무시할만한 나라” 강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프랑스산 소고기가 한국인의 밥상을 공략한다. 소해면상뇌증(광우병·BSE) 발생으로 지난 2000년 유럽산 소고기의 수입이 중단된 뒤 24년 만에 수입이 재개된 덕이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은 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프랑스 소고기 수입 재개 기념 '프렌치 비프, 테루아의 맛'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를 위해 프랑스산 소고기 70㎏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으로 수입됐다.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는 "프랑스 소고기가 한국에 다시 진출했다"며 "기다렸던 일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지 오래된 결과물"이라고 반겼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최대 소고기 생산국으로 12만9000 축산 농가가 육우 1000만 마리, 젖소 700만마리 등 1700만마리를 사육한다. 소를 목초지에서 방목해 키우며 사료의 85%를 농가가 직접 생산한다. 품종이 22가지에 이르며 이 중 가장 많이 사육하는 샤롤레즈가 우선 한국으로 수입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클로딘 지라도 프랑스 경제통상대표부 부참사관은 프랑스 소는 가축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나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내 도축장 6곳이 한국의 허가를 받아 수출용 소고기를 생산 중"이라면서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점검을 두 차례 받았고 모두 수출이 가능하다는 통보들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우병과 럼피스킨이 위험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다"면서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고기만 수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광우병 위험을 무시할만한 나라'로 분류됐다고 강조했다.
소고기 수출업체 비가드의 막상스 비가드 최고경영자는 "프랑스는 소를 목초지에 방목해 사육한 덕분에 소고기 육질이 부드럽고 육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에서 소고기를 다시 수입하려면 국회에서 수입 위생 조건 심의를 받아야 한다. 프랑스·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 위생조건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6월 도축장 승인 등 남은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열렸다.
하지만 실제 국내 백화점, 마트 등에서 프랑스산 소고기가 미국산, 호주산을 제치고 인기를 얻을 지는 미지수다.
당장 대형마트 3사가 프랑스산 소고기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 이전에도 프랑스산 소고기를 판매한 적이 없다.
이마트는 프랑스산 소고기를 냉장육으로 들여오려면 항공으로 수송해야 해서 단가가 맞지 않고, 냉동으로 들여와도 호주산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아 판매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프랑스산 소고기의 가격과 물량 등을 검토해 취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현지 조사 등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통 계획을 수립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소고기 시장에서 수입산 점유율은 60% 수준이며 미국산과 호주산이 수입 물량(지난해 45만t)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EU산 소고기는 미국·호주산보다 수입단가고 높고 소비자 선호 문제 등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0.1∼0.2%에 불과하다. EU산 소고기는 냉동육으로 식당(뷔페 등)과 가공업체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