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기용…경제협력 경험 풍부
중량급 인사 기용, 中 중요성 고려
“중국도 고위층 인사 기대”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신임 주 중국대사에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깜짝' 발탁됐다. 대(對)중국 외교가 날로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중량급 인사를 기용해 한중관계 개선을 꾀하고, 다각도로 협력을 모색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여기에 내년 경주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지금이 인선 적기라는 판단이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이해도, 풍부한 정책 경험까지 '삼박자'를 갖춘 인사라는 설명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재호 대사는 2년여만에 물러나게 됐다.
정 실장은 이날 중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을 신청하며, 아그레망이 부여되는대로 김 내정자를 임명한다고 알렸다.
주중대사를 교체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과의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새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질서에 대응해야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선 배경으로 "우리 외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함과 동시에 최근 활발히 가동되고 있는 한중 고위급 교류의 흐름을 이어 양국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내정자가 '경제통'이라는 점, 초대 비서실장으로 윤 대통령의 외교 지향점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상태다. 중국이 외교관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경험 및 경륜을 갖춘 인물에 대한 갈증도 컸다.
정 실장은 김 내정자에 대해 "윤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국정경험을 갖춘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며 "오랜기간 경제부처에서 근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와 한중 무역 갈등 해소 등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1956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과 재정운용실장,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중국어 구사능력도 수준급에 이를 만큼 공부를 꾸준히 해왔다"며 "중국은 한국의 대통령 측근인 고위층 인사가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4년 5개월 만에 한일중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3국 협력체계가 정상화되고 있고, 한중 관계가 중요한만큼 한중 관계 개선을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한국, 중국, 김대기 전 실장 등 모두가 맞아떨어지는 인사"라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정부도 인선과 관련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원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사는 국가와 국가 관계 발전의 가교"라며 "우리는 한국과 소통을 유지하고 한중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