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오 전 총리, “한일 관계 해결, 일본 태도가 중요하다”

하토야마 전 총리, 내달 광주 방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왜군들의 무덤이 있는 전남 진도군 고군면 왜덕산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진도)=황성철 기자] “일본은 고통받은 사람들이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 사죄해야 한다.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왜군들의 시신이 묻힌 전남 진도 왜덕산 위령제가 24일 진도군 고군면 현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추모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은 한때 여러분들에게 큰 고난을 안겨줬다”며 “고통을 받은 여러분들의 마음이 사죄만으로 치유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생명 앞에서는 적군도, 아군도 없이 따뜻하게 대해준 것을 일본인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며 “왜덕산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한국과 일본의 모든 사람이 소중히 여길 때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에 전북 정읍시청에서 열린 ‘세계평화 및 한일 문화경제 협력교류 특별강연’에 참석해 “한일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본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의 문제가 풀리지 않아 현재 한일 관계가 좋지 않다”면서 “(일본의) 충분한 사죄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밝혔다.

전 일본 총리, “일본 무한 사죄해야 한다”…왜구 시신 묻힌 왜덕산 위령제
왜군 무덤에 분향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연합]

아울러 “전남 진도 주민들이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왜군들의 위령제를 지내주고 있다”고 소개하며 “많은 일본인들이 이를 안다면 한일 관계가 좀 더 좋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도군 고군면 내동마을에 있는 왜덕산에는 1597년 울돌목에서 벌어진 명량해전 때 목숨을 잃은 왜군 수군들의 무덤이 있다.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진도 백성들이지만 해변으로 밀려온 100구가 넘는 시신들을 거두어 양지바른 야산에 묻어줬다.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어주었다’는 의미로 왜덕산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