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있는곳서 행동” 선동에 실행
‘자생적 테러리스트’는 때로 대규모 테러 감행보다 무서운 존재다. 감지가 어렵고, 범행을 포착했을 때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테러 못지않게 엄청난 피해를 낸다. 이들의 행동을 부추기는 IS의 끊임없는 자극에 당장 사라질 리 만무하다. 극단화된 사상으로, 현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외로운 늑대의 행동 개시에 정보 당국들도 속수무책이다.
자생적 테러리스트는 우선 잡아 내기가 쉽지 않다.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테러 감행 일시나 방법 모두 개인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탓에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국토안보 및 대테러 수석보좌관이었던 프란시스 타운센드는 “스스로 극단화된 외로운 늑대가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유형”이라면서 “테러 집단이 직접 지휘하는 공격 계획을 잡아 내거나 가로막는 것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막아서는 것보다 쉽다”고 말했다고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러한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앞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외로운 늑대가 되라며 부추기는 외부 자극들 때문이다. 그 핵심에는 IS가 있다. 과거 “시리아로 오라”며 직접적으로 테러를 부추겼다면, 최근에는 “그곳에서 하면 그것도 성전이다”고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IS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 행위를 숭고한 것으로 격상시키며 행동을 촉구한다. IS의 대변인 격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는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모든 (서방에 대한) 공격이 소중하다”며 “이곳(이라크·시리아)에서 우리가 벌이는 성전보다 그들의 땅 한가운데서 벌이는 작은 성전이 더 가치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선동했다.
스스로 감화된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사후에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전세계에 이를 전파해 추앙받도록 하기만 하면 IS와 테러리스트에게 이른바 ‘윈윈전략’을 취하는 셈이다. IS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테러리스트의 행위에 정당성을 덧씌워 줌으로써 또 다른 외로운 늑대의 행동을 촉구한다.
미국 내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한 총기 테러는 지난해 5월 텍사스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찰리 윈스터 조지아주립대 선임연구원도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IS는 매우 영리하게 움직인다”며 “IS와 직접 연관이 없어도 테러 직전 또는 도중 충성맹세만 하면 누구나 IS의 전사로 바뀐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도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늘어나길 바라는 IS에게 호재였다. 멀리 가지 않고도 수많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급진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올랜도 총기난사범 또한 인터넷에서 다양한 극단주의적 정보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다. 미디어 활용 전략에 강한 IS에게 인터넷은 최소 투자, 최대 효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무기다.
이수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