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정부와 여당이 당정간 엇박자를 내는 혼선을 빚었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한목소리를 내야할 당정이 엇박자를 내는 바람에 자칫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는 빌미를 주는 상황이 우려된다.
30일 관련부처 및 공기업에 따르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2일 “금융·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는 노조가 협의를 계속 거부할 경우 노조 동의 없이도 도입이 가능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장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의거해 ‘노조동의 없이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공공기관 노조가 이에 거세게 반발하자 여야 3당은 20일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이기권 고용장관의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되게 “성과연봉제 도입은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노사합의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정부에 강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사흘뒤인 23일 기획재정부는 ‘노사 합의가 없더라도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예정대로 도입하겠다’는 이기권 고용부 장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기업은 6월 말, 준정부기관은 12월 말까지 관례법령과 지침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며 예정대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속도전으로 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였다. 도입 대상 120개 공공기관 중 27일 현재 총 74곳(61%)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이 가운데 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곳이 19곳으로 전체의 25%에 달한다. 지난 20일이후 1주일 만에 15곳이 추가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이다. 그간 도입의 최대걸림돌이었던 노조 합의가 사라져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처럼 성과연봉제 도입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6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워크숍에선 ‘성과연봉제 도입’과 ‘에너지ㆍ환경ㆍ교육분야 기능조정’ 등 공공기관 2개 현안이 박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한편 공기업 노조는 당정이 불과 며칠만에 왔다갔다하는 졸속정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추후 노조의 법적대응으로 법률상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산업노조는 “우선 9월 23일 총파업으로 대응한다“며 ”법적 문제는 자문단을 꾸려 차분하게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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