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한반도의 5월은 이미 봄이 아니다. 늦봄 폭염에 삼복(三伏)더위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도심의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도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봄 더위는 지난 20일 서울의 수은주를 끌어올려 올해 첫 폭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5월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는 사상 처음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서울뿐이 아니다. 경기 수원·동두천·이천 등지에서도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레째 이어졌다.
지역에 따라 사나흘 지속되고 있는 이번 이상 고온은 소멸을 앞둔 엘니뇨의 심술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북부와 몽골에서 가열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에 유입된 뒤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문데다 더운 바람까지 더해져 빚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 이른 무더위는 유독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다. 매년 심해지는 양상이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여파가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에 서울의 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이 1980년대에는 0.2일 정도였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평균 1.7일로 늘었다. 작년에는 4일이나 됐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이레째 기승을 부린 때 이른 더위는 24일부터 비가 내린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피부노화의 주범인 자외선 지수도 높아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동전 크기만큼 짜서 외출하기 30분 전에 미리 바르고, 차단제 외에도 모자나 선글라스로 눈과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한편 올 봄에는 유난히 호우도 잦았다. 서울은 지난 4월 강우량이 평년보다 많았는데, 특히 5월에는 18일까지 강우량이 이미 평년 강우량을 15%가량 웃돌았다. 특히 폭탄 저기압이 남해안과 중부지방을 지나가며 때아닌 비바람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촌 기상이변의 주범인 엘니뇨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강으로 발달했던 엘니뇨가 약화하고 있지만, 그 여파가 한반도에 작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엘니뇨가 쇠퇴하는 봄철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가 좀 더 따뜻해지고 비가 많이 내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름 전반에 엘니뇨가 소멸하기 때문에 6월과 7월에는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나 기록적인 폭우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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