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후원금 유용혐의 정황 경찰, 애총협위원장 소환조사
경찰이 한 시민단체가 모 공기업으로 후원받은 1억원을 유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이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는 이 돈을 ‘천안함 폭침 북한 규탄 집회’에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공기업은 “정상적인 수순을 거쳐 후원한 것이며 후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피해자며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애국단체총협의회(애총협) 박정수 집행위원장을 횡령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모 공기업 관계자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밝고힘찬나라운동본부(운동본부) 집행위원장과 애총협 집행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0년 2월 운동본부 명의로 “청년 해외 연수 사업을 하겠다”며 모 공기업 측에 후원을 요청했다.
해당 공기업은 운동본부 계좌로 같은 해 4월 후원금 1억원을 보냈다. 그런데 같은 해 5월 공기업이 운동본부 측에 입금한 1억원을 박 위원장은 애총협 계좌로 보내 애총협 행사비로 사용했다. ▶관련기사 11면 이런 사실은 기획재정부가 기부금 단체 지정을 5년마다 갱신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알고 감사에 나선 운동본부 측은 지난해말 애총협에 1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박 위원장을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원금 1억원은 모두 ‘천안함 폭침 도발 규탄 국민 궐기대회’에 사용됐다”고 했다. 이어 “당시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정부의 조사발표가 있었음에도 종북좌파세력이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재조사를 요구하는 이적행위를 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었다”며 “서울광장에서 국민궐기대회를 개최하는데 외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 감사를 맡은 김덕근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대표는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인데 공기업 돈을 받아서 원래 목적인 교육사업이 아닌 친정부 집회에 사용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해당 공기업 측은 “시민단체 후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정당한 목적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진원ㆍ구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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