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육군 특수전사령부 대원들이 허위로 후유장해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부당 수령해 온 사건이 브로커ㆍ각급병원과 짜고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같은 보험 사기가 군 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18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 모집인과 병원 브로커, 사기 피보험자, 허위 진단서 발급 의사 등 총 579명을 수사 중이라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상습사기 혐의 등으로 보험사기 모집 총책 황모(26) 씨를 구속하고, 보험 모집인과 병원 브로커 등 2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국방부 조사본부와 금융감독원, 우정사업본부,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피보험자는 531명을 수사해왔다. 2012년 12월 이후 가입 보험 5건 이상, 1000만원 이상을 수령한 피보험자 470명과 영구후유장해 보험금을 수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역 후 경찰과 해경, 소방직 공무원에 취업한 61명을 수사선 상에 올랐다. 이중 특전사 등 특수부대는 314명, 육군 189명, 해군 7명, 공군 4명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전문 브로커를 통해 고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5~10개의 보장성 보험에 가입시켜 보험금을 타내는 이른바 ‘세팅보험’ 수법을 이용했다. 세팅이 끝나면 허위로 후유장해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 피보험자들은 평균 8.7개의 보험에 가입했고 최대 2억14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타냈다. 평균 수령 보험금은 3300만원이었다.
특히 특전사 출신들이 주축이 된 보험 모집인들은 후배 대원들을 만나 “군 복무 중 위험이 높으니 제대 후 보험금으로 목돈을 마련하라”며 “나는 지금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고 이들을 꾀었다. 이어 2~3개월 사이에 개인당 보험 5~10개를 순차적으로 가입시켰다.
이들은 보험 설계사는 원칙적으로 소속 보험사의 상품만 판매해야 하는 규정을 피해 이들은 다른 보험사 소속 설계사 명의를 빌려 다른 보험사에서 판매한 후 수당을 나눴다.
브로커로부터 30만~50만원을 받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대학병원 3곳, 일반병원 19곳의 의사 23명도 수사대상이 됐다. 엑스레이 촬영 당시 브로커가 피보험자의 무릎이나 발목 등을 잡아당겨 후유장해를 위장하기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군 부대 내 이같은 보험 가입 문화가 흔히 이뤄지고 있다는 진술이 있는 만큼 군대 내 보험 사기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보험사기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외삼촌 이모(56ㆍ무직)씨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하기도 했다. 이씨는 “경찰 수사를 무마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실제 로비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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