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담뱃값 인상 여파로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사상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자담배 관련 세금을 올리고 학교주변 50m내에서 담배광고를 금지하는 한편, 20개비 미만의 소포장 담배와 가향물질을 첨가한 ‘향기나는 담배’도 규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흡연율을 OECD 평균수준인 29%대로 낮출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최근 사용율이 급증하고 있는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비가격 금연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작년 만 19세 이상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전년의 43.1%보다 3.8%포인트 떨어진 39.3%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흡연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1998년 66.3%, 2005년 51.6%를 기록한 뒤 2008년 40%대로 떨어졌으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 2013년 42.1%까지 내려갔지만 2014년에는 다시 43.1%로 반등했다.
복지부는 작년 1월 1일 자로 단행된 담뱃값 2000원 인상과 모든 음식점으로 금연구역 확대 등 금연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에서 금연치료서비스를 지원했으며 강도높은 금연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회 전체적인 금연 열풍의 영향으로 간접흡연율(최근 7일새 간접흡연 노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 역시 큰 폭으로 내렸다. 공공장소에서의 간접흡연경험률은 작년 35.4%로 전년 대비 16.7%포인트 급감했으며 직장에서의 간접흡연경험률 역시 전년보다 13.3%포인트 낮아진 26.8%였다.
흡연율은 하락했지만 남성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7.1%로 전년의 4.4%보다 2.7%포인트나 증가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의 흡연율은 전년 5.7%보다 0.2%포인트 줄어든 5.5%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날 발표된 흡연율 수치는 복지부가 매년 4000가구·8000명 안팎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일부로, 추정치인 만큼 정확한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복지부는 매년 10월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한편 담뱃값 인상 등 금연 정책은 청소년 흡연율 하락에도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가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남성 학교 청소년(중1~고3)의 흡연율은 전년도 14.0%보다 2.1%포인트 하락한 11.9%였다.
흡연율이 떨어진 만큼 담배회사의 판매량은 전년 43억갑에서 33억갑으로 23.7% 줄었다. 담배 반출량이 줄었지만, 담뱃값 인상으로 정부가 담배 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작년 한해 세수는 전년보다 51.3%(3조5608억원) 증가한 10조5340억원에 달했다.
복지부는 “작년 역대 최고 폭으로 남성 흡연율이 줄어든 것에는 담뱃값 인상 외에도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3배 수준인 1475억원 수준으로 늘리며 금연지원서비스를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2월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가 시행되면 흡연율 하락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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