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거제 등 현장조사단 파견 내달 이전 고용지원업종 지정 실업급여·재취업 등 우선지원

현대중공업를 비롯한 조선업체 등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9만명이 넘는 협력ㆍ하청 업체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의 경우 선박 등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하청으로 내려 갈수록 일감 자체가 없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경우 해당 업종의 협력ㆍ하청업체 근로자들부터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과 규모, 방식 등은 이번 주부터 울산, 거제 등 조선업종이 몰려 있는 지역에 현장 조사단을 파견, 실사를 진행해 결정할 예정이다. 늦어도 6월 전에 특별고용지원 업종을 지정,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현옥 고용노동부 지역산업고용정책과장은 10일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협력, 하청업체의 실업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아직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정해지지 않아 피해 업체 수를 알 수 없지만 이번 주부터 현장 조사가 시작되면 지원 대상이나 범위 등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조사단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업종 및 실업 관련 전문가 등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다. 조사단은 대량 실업이 예상되는 업종, 대기업 등을 상대로 실사를 벌인 뒤 해당 지자체와 지원 규모, 방식 등을 조율하게 된다.

정부는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지정기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정, 집중 지원할 수 있다. 현장 조사단이 실사 후 보고하면 고용부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심의해 지정하게 된다.

정부는 6000여개의 조선 협력업체를 우선 지원하고, 원청 대기업은 자구노력를 전제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중 하도급 등 협력업체는 전체 매출액 50% 이상이 지정 업종과 관련 있을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되면 1년간 고용유지지원금과 연장 실업수당 등 특별연장급여가 지원된다. 전직 취업 알선, 재취업 훈련 및 교육, 실업자 생계비 융자 등도 가능하다.

고용부는 특히 지정 업종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상대로 휴업이나 휴직 등 고용유지 노력을 하되 불가피하게 퇴직인력이 발생하면 실업급여, 재취업 지원, 맞춤형 훈련 등으로 신속 지원을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조선업종의 협력ㆍ하청 업체에 대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은 60%가 넘는 9만여명의 근로자가 이들 업체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 업체를 포함해 조선업계 협력업체는 700여곳, 이들 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9만400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집계가 어려운 부품, 기자재 납품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포함할 경우 그 수는 배로 늘어난다.

문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국내 조선업계 100대 기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이 약 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이상 급증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올해 1분기 선박 수주는 전체 9척에 불과한데다 해양플랜트 건설이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는 일감 자체가 없어 실직자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조선업종에서 5500명 가량의 실업자가 발생했고, 6월부터 실업자가 크게 늘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가 조선업종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생산적 고용을 창출하되 대량 실업에 대비 재취업훈련 등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