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내연녀의 10대 딸을 겁박해 수차례 성추행한 50대 경찰관이 ‘성실근무자’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도 감안한 판결이지만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라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는 10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이모(52)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ㆍ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소속인 이 씨는 2012년부터 피해자 A 양의 어머니와 내연관계를 맺었다. 이 씨는 지난해 5월 A 양 가족에게 경기도 여주에 방을 구해주고 자신도 같은 건물에 거주하면서 매주 2~3일 함께 살았다.

이 씨의 범행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이 씨는 같은해 6~8월 15세에 불과한 A 양의 옷을 벗겨 성추행하거나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 겁에 질린 A 양은 “하지 말라”면서 완강히 거부했지만 이 씨는 무서운 말투를 쓰거나 겁을 주는 등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결국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추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서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이 씨가 27년간 경찰관으로 비교적 성실히 근무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측과 합의한데다 피해자 측이 선처를 탄원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법을 집행하는 현직 경찰관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데다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사법당국의 방침을 감안하면 ‘봐주기식’ 판결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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