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Pay(페이)’ 경쟁이 격화되면서 결제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리던 카드사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후죽순 난립 중인 페이 플랫폼 시장이 경쟁력있는 소수의 업체로 정리되면 결국 결제 시장의 플랫폼을 장악한 업체들에 카드사들이 종속될 것이란 우려가 퍼지고 있다.

동시에 결제 수단의 대표 주자였던 플라스틱 카드 또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 장착되면 점차 자취를 감출 것이란 전망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카드 업계는 각종 페이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현상황을 결제 플랫폼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경쟁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Pay 전쟁과 플라스틱 카드 종말론②]페이 플랫폼에 흡수되는 카드사…플라스틱 카드의 종말 엄습-copy(o)1

앞으로 결제 시장의 절대 다수를 점할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의 1위 업체가 되기 위해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

휴대폰 디바이스 제조업체와 많은 고객을 보유한 유통사, 인터넷 포털사들의 경쟁 속에 카드사들도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맞불을 놓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카드가 최근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하는 절차도 없앤 초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샷을 론칭한 게 대표적이다.

하나카드의 모비페이, 신한카드의 앱카드 등도 카드사들의 간편 결제 서비스의 형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페이 경쟁은 결국 결제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헤게모니 싸움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인터넷 포털과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여러 회사들이 난립하다 결국 현재 1강 체제로 정리되었듯, 현재의 페이 경쟁도 1~2개 회사가 결제 플랫폼을 장악하는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치열한 페이 경쟁 시장에서 카드사들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결국 카드사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경쟁력을 가진 페이 플랫폼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카드사들은 기존 결제 시장에서 갑의 지위를 누리다 을의 지위로 전락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진정한 고민은 페이 플랫폼에 지불하게 될 수수료에 쏠리고 있다.

현재는 페이 경쟁 구도에서 승리하기 위해 너도나도 카드사들을 유치하기 위한 협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페이 플랫폼이 소수의 강자로 개편되면 결국에는 결제에 따른 수수료를 부담해야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해외에서는 이미 금융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애플페이는 결제금액의 0.15%의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중국 1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인 텐센트의 핀테크플랫폼 위챗페이는 최근 수수료정책을 4개월 만에 바꾸고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NFC 외에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마그네틱 보안전송)에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약 2억5000만달러(약 3039억원)를 들여 미국 루프페이를 인수한 만큼, 삼성 또한 삼성페이 이용에 따른 수익을 내기 위해 수수료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도 내려간 상황인데, 결국에는 페이사들에게도 수수료를 주는 시대가 오지 않겠냐” 라며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등이 결제 플랫폼에 저장되고, 플라스틱 카드는 점점 자취를 감춰가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